[시민기자]"호랑이처럼 기지개도 포효하듯"

입력 2010-01-15 07:42:52

용지봉에서 만난 시민들

9일 대구시민들이 용지봉을 올라 새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며 호랑이가 포효하듯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9일 대구시민들이 용지봉을 올라 새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며 호랑이가 포효하듯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인년 새해 첫 주말·휴일인 9, 10일 모처럼 포근한 날씨 속에 대구 시민들이 인근 산을 찾아 호랑이가 기지개를 켜듯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는 활기찬 모습들로 가득했다.

9일 주말 오후 수성구 범물동의 용지봉(628m). 시민들은 곳곳에 잔설이 남은 등산길을 조심스레 스틱을 벗삼아 추위로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정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올해 처음 산을 올랐다는 이용태(47·수성구 사월동)씨는 "몸무게 10% 감량과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여 건강한 한 해를 보내는 것이 새해 목표"라며 포부를 말했다.

손영일(42·서구 평리동)씨는 "새해부터 20년 이상 피워온 담배를 반드시 끊어보겠다"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용지봉도 자주 오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영옥(여·40·경산시 옥산동)씨도 "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올해는 대구에서 가까운 산부터 올라 전국 명산 12곳을 가보는 게 소망"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용지봉 8부 능선에는 산악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와 올 한 해를 힘차게 맞이하는 동호인들과 한 해 산행의 안녕을 비는 시산제를 올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요일인 10일 대구의 허파인 앞산(대덕산)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아직 곳곳에 잔설이 남은 등산로를 따라 정상인 산성산(653m)을 오르며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었다. 미끄러질까봐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는 등산객에서부터 간편한 복장차림으로 생수 한 병을 들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보였다.

가까이 있어 부부가 함께 자주 앞산을 오른다는 정연소(50·달서구 상인동)씨는 "올 한 해는 모친의 건강과 함께 가족 모두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한다. 나빠진 경기도 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권부혁(50·달서구 용산동)씨는 "고교 3학년이 되는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가족 모두 웃을 일이 많았으면 한다"며 정상에서 간절히 소망을 빌기도 했다.

새해에는 시민들의 소망이 백호의 충만한 기를 이어 받아 모두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해본다.

글·사진 권오섭시민기자 imnewsmbc1@korea.com

도움: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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