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갤러리 디엠
대구 출신 서양화가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천혜원의 개인전이 갤러리 디엠에서 21일까지 열린다. 천혜원의 작품 소재는 도시 풍경이다. 흔히 도시는 콘크리트와 유리로 된 높은 건물을 떠올린다. 손바닥으로 가릴 만큼 작은 하늘과 회색빛 색조, 삭막한 풍경이 등장한다.
하지만 천혜원의 작품에서 도시는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사람 이야기를 그려낸다. 국토 개발과 사회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힘겨운 시간을 지나온 세대들이 아련하게 기억하는 달동네와 골목, 뒤엉킨 전선줄로 통칭되는 '추억의 도시 풍경'을 담았다.
비록 상상 속 풍경이지만 색의 절제와 춤추는 듯한 선의 자율성이 긴장감 있는 도회적 화면을 연출하며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는 그림으로 남게 됐다. 울퉁불퉁한 골목길과 금이 간 담벼락, 전체적으로 단색조의 회색빛 감도는 어두움은 작가가 느끼는 도시 골목길의 이미지다. 무엇하나 반듯할 것 없는 도시 뒷골목의 삭막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따스함이 배어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할까. 비록 초라하고 빈곤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도시 민초들의 삶이 녹아있고, 저 멀리 하늘에는 희망도 엿보인다.
갤러리 디엠 임현숙 대표는 "회색빛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찬란한 꿈을 꾸며 살아 온 우리 자신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 개발로 폐허가 된 골목길에 애환과 향수에 물든 기억 속에서 서성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천혜원은 대구예술대와 계명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난해 서울 인사동 현대미술축제와 2009년 우수작가 초대전에 참여했으며, 최근 신라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는 8~100호 가량의 작품 25점이 선보인다. 053)952-3232.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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