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반발 박근혜 '대선 승부수' 띄웠나

입력 2010-01-13 10:14:22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작심 발언했다. 12일 이명박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와 오찬을 갖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 설득에 나선 후인 오후 4시 40분쯤 박 전 대표가 입을 열었다. 11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답했다. 답을 피하거나, 특유의 '짧은 한마디'가 아니었다.

박 전 대표는 "발표된 내용에는 원안은 다 빠지고 '+α '만 한 것"이라며 "그것은 세종시 자족 기능을 위한 내용에 이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국민한테 한 약속을 어기고 신뢰만 잃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충청도민의 여론이 호전될 경우 입장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은 분명히 밝혔고 변함이 없다"고 잘랐다. 충청 여론의 호전 여부와 별개냐는 재차 질문에 "나는 국민과 약속을 여러 번 했고, 법이 제정된 것을 자꾸 나한테 와 설득하겠다고 해서 그렇게('충청도민을 먼저 설득하라'고) 말한 것인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는 제 말뜻을 못 알아듣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 오찬간담회에서 "무슨 소속(친박계)에 따라서 의견이 뭉쳐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 언급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약속할 때에는 얼마나 절박했느냐"고 반문했다.

또 친이계 일각에서 박 전 대표를 향해 '제왕적이다'고 비판한 데 대해 박 전 대표는 "국민과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 제왕적이라고 한다면 제왕적이라는 얘기는 100번이라도 듣겠다"고 했다. 평소보다 한 옥타브 올린 목소리다.

그의 작심 발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곧 있을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켜 대선 가도로 달려가기 위한 포석이란 것이다. 게다가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명되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 전초전'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논란의 중심에서 '박근혜 파워'는 증명할 수 있지만 정부가 직접 설득 작업에 나선 사안을 반대해 부담도 적지 않다는 풀이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인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12일 MBC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은 47.5%, 반대는 40.5%로 찬반이 팽팽했다. 충청권에서는 찬성 36.4%, 반대 51.4%로 반대가 많았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도에서 박 전 대표는 31.9%로 1위였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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