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에 제4경마장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경마를 사랑하는 부산경마장의 마주로서 매우 반갑게 생각한다.
한국마사회의 제4경마장이라고 하지만 제주경마장은 조랑말 경주를 시행하는 곳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정통의 더러브렛 경주마로 경마를 하는 세 번째 경마장이 된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경마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해서 해방과 한국전쟁 등의 곡절을 겪으면서 한국경마는 양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2005년에는 부산경남에 두번째 경마장을 개장해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사행산업, 도박, 승부조작, 가산탕진 등 어두운 면이 사회에 많이 보여짐으로써 국민들로부터 경원시되는 경마와, 경마장을 유치만 하면 매년 천억원이 넘는 지방세를 거의 노력도 없이 얻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각 지자체별로 경마장을 유치하려는 처절한 노력 사이에 한국경마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산업효과 만만찮아
이와 관련해 2005년부터 부산경마장 마주로서 지켜본 필자가 영천경마장이 성공적으로 건립되고 정착되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사실을 나열해본다.
첫째, 제2경마장인 부산경남경마장 매출의 약 95%는 서울과 수도권 경마팬들로부터 나오고 사실상 지역 경마팬이 올리는 매출액은 미미한 정도이다. 이 상황은 영천경마장도 다르지 않을 것 같고 따라서 경마장이 건립됨으로써 지역민들이 경마로 가산을 탕진하게 된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다.
둘째, 경마장이 들어서면 지방세 수입과 고용효과 외에도 파생되는 산업효과가 만만치 않다. 경주마가 약 1천두 들어와서 경주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질병에 걸려 휴양이 필요해 인근에 휴양목장이 필요하다. 휴양목장은 그야말로 마필의 휴양을 위한 곳이므로 큰 시설이나 인력이 필요 없고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경마장 인근에 경마관련 인원이나 경마팬을 위한 식당, 기타 근린생활시설의 수요가 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셋째, 한 해 대략 1천100두 정도의 경주마가 생산돼 서울과 부산 경마장에서 소요되는데 영천 경마장이 개장되면 연간 약 500두의 경주마 수요가 더 늘어나 경북은 영천경마장 유치를 기회로 낙후된 경주마생산 사업 진입에 호기를 갖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경마장을 유치하게 됨으로써 발생할 좋은 점이 많겠지만, 국민들로부터 사행산업을 정부가 주도한다고 비난을 받으면서도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며 제2, 제3, 제4 경마장을 지속적으로 건립하려는 한국마사회의 의지를 엿볼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경마의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외국선 선진국 표상
영국의 처칠 총리는 "총리가 되기보다 더비 경주의 마주가 되고 싶다"는 유명한 말을 남길 정도로 경마는 선진국의 표상이고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경마 발전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호주는 멜버른컵이라는 경마 대회날이 국경일이고, 일본에서 세계 최고의 경주마를 초청해 개최하는 저팬컵 경주에는 각국의 대사, 일본왕실, 수만명의 돗자리가족이 어우러진 국가 축제이다.
경마는 결코 도박산업이 아니고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국민 레포츠이다. 참고로 서울에 약 500명, 부산에 약 300명의 마주가 있는데 이들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존경받는 사람들이고, 마사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마주면허를 획득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약 70%가 매년 마주사업으로 손해를 본다. 그럼에도 마주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투자하는 것은 한국경마의 선진화를 위한 사회적 책임 때문이기도 하다. 영천경마장이 성공적으로 건립되고 정착되기 위해 모두 긍정적인 마음으로 힘을 모으고, 경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원구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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