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마지노선' 제안자 앙드레 마지노

입력 2010-01-07 10:44:10

마지노선(Maginot Line)은 '최후의 방어선' '넘지 못할 선'이란 뜻으로 쓰이지만 '쓸모없는 요새'라는 비아냥도 숨어 있다. 마지노선의 제안자는 프랑스 정치가 앙드레 마지노(1877~1932)였다.

1910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1914년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사병으로 참전했다. 용감하게 싸우다 베르덩 전투에서 다리를 다쳐 제대했다. 육군성 장관(1922~24년, 1929~32년)을 하면서 독일과의 전쟁에 대비해 국경선을 따라 거대한 방어 요새를 짓자고 제안했다. 참전 당시 강력한 진지에서 독일군의 진격을 막았던 경험에다 어릴 때 살던 알자스로렌 지방의 집이 전쟁으로 부서진 데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열정적으로 의원들을 설득하고 로비를 벌인 끝에 1926년 시범적인 요새를 짓는데 성공했다. 1930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갔지만 완공을 보지 못한 채 1932년 오늘, 장티푸스로 죽었다. 천문학적인 예산과 10년간 공사 끝에 1936년 총연장 750㎞, 난공불락의 요새가 완성됐지만 1940년 독일군은 벨기에를 통한 우회 공격으로 프랑스를 유린했다. 쓸모없는 요새만 믿고 있다가 나라마저 빼앗긴 우스꽝스런 사례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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