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리 우선…올핸 태극마크 달고 싶어
2010년이 밝았다. 호랑이 띠 사람들에게 올 해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 해, 호랑이 띠 사람들(1986·1974·1962년생)의 각오와 다짐을 들어봤다.
24세 범띠 이슬기 선수는 대구FC의 주전 미드필더다. 지난해 신인드레프트 1순위로 대구FC에 입단했지만 당당하게 주전 자리를 꿰차며 거의 전 경기에 출장했다. 그에게 지난 1년은 축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힘이 들 때 늘 상상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들 손잡고 K리그 개막 경기에 입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 개막경기 때 제가 아이들 손잡고 경기장에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 제 축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이슬기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2003년 서울시고교축구대회에서 득점상을 수상할 만큼 물오른 슈팅 감각을 선보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아선 그는 대학을 거처 대구FC에서도 수비형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수비가 우선인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그는 지난해 K리그에서 3골 7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0점을 올렸다. 예년 같았으면 신인왕도 될 수 있는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걸출한 신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바람에 신인상 후보에는 올랐지만 수상은 못했다. "신인상은 놓쳤지만 지금부터가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K리그의 호랑이가 되겠습니다. 호랑이 해인 올해 그 첫 단추를 꿰겠습니다."
킥력이 좋은 이슬기 선수는 데드볼(정지된 공)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신인이었지만 지난 시즌 코너킥과 프리킥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다. 특히 골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키커로 나섰다. "축구 선수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특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프리킥, 코너킥 연습을 따로 많이 했습니다.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올린 공격 포인트 대부분이 프리킥,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프로에서 뛴 지난 시즌 동안 이슬기 선수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큰 키에 유연한 몸을 가졌으며 시야가 넓다는 호평도 받았지만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냈다. "돌이켜 보면 정신없이 뛰어 다닌 해였습니다. 아마추어와 달리 프로는 시즌 내내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경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경기에 많이 진 것이 팀에게는 큰 손실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대구FC 성적은 초라했다. 5승 8무 15패 승점 23을 기록, 15개 팀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프로 2년째를 맞는 그는 2010 시즌을 앞두고 공격포인트 높이는데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개인 욕심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팬들이 경기장에 앉아 응원을 해주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 목표는 지난해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소화해내 팀이 승리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축구 때문에 화가 나고 축구 때문에 기쁨을 맛보았다는 그는 지금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추어 때 전국대회 우승을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우승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다. 프로 무대에서는 꼭 우승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태극마크도 달고 싶습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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