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얻은 삼성 "가장 남는 장사했네"

입력 2010-01-01 09:30:05

'히어로즈 3인방' 이적으로 본 2010 프로야구 판도

'2010시즌 프로야구 판도 변화의 주역은 삼성 라이온즈?' 지난 연말 삼성과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는 히어로즈로부터 수준급 선수를 하나씩 건지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히어로즈는 지난 연말 프로야구 가입금을 완납, 정회원 자격을 얻자마자 LG에 외야수 이택근, 삼성과 두산에 좌완 투수 장원삼과 이현승을 팔아치운 것. 지난 시즌 이후 경인년 새해 벽두까지 8개 구단의 전력 변화를 살펴봤다.

▶준척 건진 삼성, 두산, LG=이번 트레이드로 가장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된 곳은 삼성. B급 불펜 2명에 20억원을 얹어 건넨 뒤 오매불망 그리던 수준급 좌완 선발 투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비록 2009시즌에 다소 부진했으나 장원삼은 통산 4시즌 동안 두 차례 12승을 올리는 등 안정된 제구력을 뽐낸다. 젊어진 타선은 부쩍 성장했고 불펜도 강하지만 선발 투수진이 미덥지 못했던 것이 삼성의 최대 약점. 윤성환, 지난해 선전한 브랜든 나이트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에 장원삼을 더해 선발진의 수준은 단숨에 높아졌다.

불펜 의존도가 심했던 두산도 4년차 좌완 이현승으로 허약한 선발진을 보강했다. 주로 불펜을 오가던 이현승은 올해 13승을 거두며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다만 이현승이 장원삼과 달리 군 미필자인 데다 10억원과 함께 히어로즈에 건넨 투수가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금민철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투수진이 와르르 무너진 LG는 의외로(?) 2군 선수 둘과 25억원을 주고 공격력이 좋은 외야수 이택근을 택했다. 4번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재계약하지 않는 대신 이택근을 잡고 구멍난 투수진은 외국인 투수 둘로 메운다는 생각인데 뜻대로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히어로즈, 한화만 난국=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는 2010시즌 전력에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KIA는 지난 시즌 맹활약한 외국인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릭 구톰슨까지 잡으면 여전히 위력적인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SK의 경우 선발 채병용과 불펜의 윤길현이 군에 입대,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부상으로 지난해 고전한 좌완 에이스 김광현과 박경완이 돌아온다. 외국인 투수(라이언 사도스키)를 새로 영입한 롯데는 누구에게 마무리 투수를 맡길지 정도가 고민거리다.

반면 주전 셋을 내보낸 히어로즈는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경기력 저하뿐 아니라 팀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선수들을 어떻게 다독일지도 고민해야 될 부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번 트레이드를 승인하면서 2010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현금 트레이드는 불허한다'고 못박아 시즌 도중 선수를 팔기도 어렵다. 그나마 이미 55억원을 벌어 팀 운영비에 보탤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팀 타선의 핵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 무대로 떠나버린 '장타 군단' 한화는 무너진 투수진 재편은 물론 타선의 구멍까지 메워야 하는 처지여서 걱정이 태산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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