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여인 뒷모습, 회상의 메시지 담은 듯
작 가 명 : 빌헬름 함메르쇼이(Vilhelm Hammershoi, 1864~1916)
제 목 : 실내(Interior)
연 도 : 1908년
크 기 : 76.0x66.0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오르후스 현대미술관 (ARoS Aarhus Kunstnuseum, Aarhus)
연말이 되면 늘 하는 인사말 중에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며'라는 글귀가 올해만큼 절실하게 느껴진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2009년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건과 사고 등으로 기록되었던 한 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과 김대중 전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의 서거는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 '지도자'가 주는 의미와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 준 사건들이었다. 그리고 현 정권의 책무로 규정지어진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계획 수정은 가뜩이나 여야 정치권의 작태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 당위성 여부를 떠나 또 다른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골프 천재 타이즈 우즈를 누른 양용은 선수와 환상적인 피겨스케이팅을 보여준 김연아 선수들과 같이 자기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스포츠 스타들이 있었기에 그래도 웃음과 즐거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한 해의 마무리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한해 정신없이 보낸 나의 뒷모습을 이제 되돌아보고 새롭게 펼쳐질 새로운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이다.
덴마크 출신의 대표적인 상징주의 화가 빌헬름 함메르쇼이(1864~1916)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작품 속 모델의 뒷모습이 마치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게 하는 회상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환상적인 신비감을 더해준다. 회색을 사용한 단색화면과 거의 드러나지 않는 붓 터치를 통해 침묵과 긴장감이 감도는 실내공간을 주로 묘사한 함메르쇼이는 한정된 공간과 자원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꾀하며 단순한 주제와 기하학적인 구성이 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코펜하겐 왕립 미술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덴마크의 유명한 화가인 크로어의 아틀리에에서 미술공부를 한 함메르쇼이는 1880년대 중반부터 작품 전시를 시작했다. 그는 실내장면을 묘사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는데, 18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당시 덴마크 화단에 유행하던 이 장르에 열중했다. 1898년에는 크리스티안 샤븐가에 있는 네덜란드풍의 집을 얻어 그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이 아파트는 그에게 일상생활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 그가 그린 작품 '실내'는 적막함과 함께 신비감이 감도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비어있거나 혹은 한 여인만이, 그것도 뒷모습만 보이는 그의 아내 이다(Ida)가 있는 실내 공간은 그가 살았던 18세기의 전형적인 가옥을 보여주고 있다.
여인의 뒷모습과 함께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강한 빛은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 위한 또 다른 돌파구를 의미하며, 2010년을 향한 우리의 희망이 이 문을 통해 펼쳐져 나가리라는 강한 인상을 담고 있는 듯하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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