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고통 모른 척할 수 없었죠"
"독박을 쓰고 있는 게 억울하기도 하고,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할 책임을 누군가에게 떠넘기고도 싶었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실의 김성수(47) 보좌관이 국군포로들을 다룬 실화소설 '블라인드 47'을 최근 발간했다.
10여년 전 국군포로 양순용씨를 반나절 동안 면담하면서 들었던 얘기들을 토대로 국군포로들에 대한 자료를 꾸준히 모아온 끝에 책을 쓰게 된 것. 살아남기 위해 전우를 배신하는 밀고자가 돼가는 과정과 죽은 자의 몫으로 산 자의 배를 채우거나 시신을 매장하는 대가로 연명해 가는 등 참혹한 포로수용소 생활, 그리고 국군포로 2세들의 애환도 담고 있다.
김 보좌관은 "그분과 국군포로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모른 척할 수도 없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며 "저의 손을 붙잡은 채 '남쪽 하늘만 쳐다보며 자신들을 구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북쪽의 국군포로들을 도와달라'고 했던 양씨에게 뭐라도 했다며 변명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또 "내년이면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는데 그 존재마저 잊혀버린 국군포로들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는 15대 국회 때 고(故) 김복동 의원의 비서관으로 여의도 생활을 시작한 뒤 16대에는 김일윤 의원 보좌관으로, 17대부터는 수도권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15대 때 국회 국방위원회에 소속된 것을 계기로 '국군포로 현황과 실태'라는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이들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영천에서 태어났으나 어릴 적 대구로 이사와 대봉초교'경복중'성광고'대구대 무역학과를 졸업하는 등 사실상 대구 토박이로,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다.
김 보좌관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예산 챙기기 노력이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나 더욱 체계적이고 끈질겨져야 한다"며 "노력을 조금 덜하는 게 당장은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나 몇년 지나면 엄청나게 차이가 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와 정부 부처에는 지역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회가 되면 북쪽에서 활동했던 우익 빨치산들의 얘기를 써보고 싶단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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