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정시 마감…상위권 학과 경쟁률 일제히 상승

입력 2009-12-25 10:37:57

"경제난에 서울·수도권 지원 대거 포기 탓"

대입 수험생 수 증가로 지역 주요 4년제 대학들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전년도에 비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교육비 부담이 큰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지역대 상위권 학과들의 경쟁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범대와 의료·보건계열 등 취업에 유리한 학과들도 대부분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201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24일 마감한 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마감을 앞두고 지원이 무더기로 몰려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2.3대 1을 기록했던 대구가톨릭대의 평균 경쟁률이 4.2대 1로 가장 크게 오른 것을 비롯해 경일대와 대구대의 경쟁률이 상당폭 높아졌다.

이는 대입 수험생 숫자가 지난해에 비해 대구 3천817명(12.1%), 경북 2천747명(11.5%) 등 전국적으로 8만8천990명(15.1%, 이상 수능시험 지원자 기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경우 비싼 등록금과 유학 비용 등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지역 대학을 선택한 것도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대건고 윤태식 연구부장은 "수능 표준점수 500점 안팎의 수험생들이 수도권 대학 진학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경향이 예년보다 컸다"며 "경쟁이 더 뜨거워질 내년 재수를 피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지역 대학을 선택한 경우도 적잖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남대 천마인재학부(11.4대 1), 대가대 CU인재학부 기초의치·약학전공(다군 9.6대 1) 등 지역 대학들이 상위권 수험생 유치를 위해 파격적 혜택을 제시한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높았다.

학과별로는 사범대와 의료·보건계열의 경쟁이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의 경우 영어교육과 다군이 17.4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국어교육과 다군이 14.7대 1로 뒤를 이었다. 대가대가 신설한 국어교육과와 수학교육과도 4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의예과 강세도 여전해 다군에서 맞붙은 영남대(10.4대 1), 계명대(11.1대 1), 대가대(13.3대 1)가 모두 10대 1이 넘었다. 대구한의대 한의예과는 올해 처음 시행하는 인문계 우수자 전형 10명 모집에 87명이 지원하는 등 평균 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간호학과의 경우 대학마다 최고 또는 그에 근접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운대 나군 38.5대 1, 경일대 가군 13.6대 1, 대가대 다군 9.0대 1, 동양대 가군 8.5대 1, 대구대 나군 7.8대 1, 대구한의대 나군 7.8대 1 등이었다. 물리치료학과도 경운대(22.8대 1), 대구한의대(나군 16.1대 1), 대가대(다군 8.3대 1), 대구대(가군 7.5대 1) 등에서 경쟁률이 높았다.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률을 기록하는 금오공대는 9개 모집단위 가운데 산업경영학과(4.1대 1)를 제외한 모든 학과들이 5대 1을 넘는 강세를 보였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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