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개발한 그린카 맞스모니까" 일본도 감탄했다

입력 2009-12-25 07:36:19

지역 그린카 기업 씨아이에스

성서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씨아이에스㈜는 그린카 분야를 통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꿈을 안고 한 발짝 나아가고 있다. 씨아이에스 제공
성서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씨아이에스㈜는 그린카 분야를 통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꿈을 안고 한 발짝 나아가고 있다. 씨아이에스 제공
대표이사 김수하
대표이사 김수하

"미래형 자동차에 승부를 걸지 않으면 안 된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첫째는 전자·IT를 융합해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능형 자동차'이며, 나머지는 친환경 무공해 자동차로 급부상하고 있는 '그린카'이다.

전문가들은 미래형 자동차 시장이 우리나라가 2010년 30조원, 미국이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일본은 2015년 최고 1천조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 핵심산업인 셈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미래형 자동차의 녹색질주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대구경북도 미래형 자동차인 고효율 그린카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역은 전통적으로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돼 있어 그린카 산업으로의 진입 문턱이 낮을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역의 강점인 자동차 부품 산업이 50~60년 전의 재래기술에 머물고 있어 미래형 첨단 자동차 산업으로 진화를 서두르지 않을 경우 섬유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의 그린카 분야 기업 역량으로 L&F, 씨아이에스(CIS), 소디프신소재, 제일모직, 엑손모빌, 벡셀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을 차세대 사업목표로 정하고, 녹색질주의 꿈에 부푼 씨아이에스는 지역 그린카 산업을 이끌 선도 업체 중 하나다.

◆전기자동차가 씨아이에스의 미래

씨아이에스㈜ (대표이사 김수하)는 원래 휴대전화, 노트북, MP3 등 휴대용 IT기기의 전원으로 각광받는 리튬이온전지(Lithium Ion Battery)와 고출력 고밀도의 차세대 전원인 연료전지(Fuel Cell) 제조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씨아이에스는 2002년 설립, 현재 20명이 근무하는 조그마한 업체다. 덩치는 작지만 기술력 등에서는 알짜 기업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리튬이온전지 제조설비를 100% 국산화하는데 성공, 국내 최대 전지메이커인 삼성SDI와 LG화학 등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씨아이에스는 올해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 시장에 눈을 돌렸다. 이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HEV용 리튬이온전지 제조설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씨아이에스는 이미 삼성SDI와 Bosch사가 합작해 설립한 SB Limotive로부터 전기자동차용 전지제조 공정설비 중 핵심설비인 극판 제조공정 설비를 전량 수주해 현재 제작중이다. 또 미국 최대 전기자동차용 전지제조 업체인 A123 System으로부터 전지 안전성 평가설비를 수주했을 정도다.

게다가 2차전지 분야 세계 최강국인 일본에서조차 씨아이에스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는 "일본 대기업 전지 제조업체들이 올해 대구를 찾아 씨아이에스 보유기술 및 설비에 대한 검증작업을 실시해 일본을 능가하는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인정을 했다"며 "이를 계기로 내년에는 전지메카인 일본에 씨아이에스 설비가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로 그린카 글로벌 기업으로

씨아이에스의 성공비결은 기술개발을 통한 고품질의 설비제작과 신뢰에 있다. 김수하 대표는 전지 제조업체였던 '벡셀'에서 설비기술팀장을 맡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전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15년간 전지분야의 기술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보다 앞선 기술력이 필수지만 소규모 회사가 꾸준하게 기술개발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자체개발하기 힘든 것은 대구테크노파크, 연구기관, 대학 간 공동 작업으로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씨아이에스는 직원 20명의 소기업이다. 하지만 모두 석·박사급 엔지니어들로 지난 7년 동안 입사자들 가운데 단 한 명도 나가지 않을 정도로 기업신뢰와 자부심이 대단하다.

직원들의 이 같은 열정으로 씨아이에스는 코팅에서부터 압연, 절단에 이르는 리튬이온전지 분야 모든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를 제작하는 역량을 갖추고 납품기간 단축, 일본 제품보다 앞선 가격경쟁력으로 매년 100% 이상씩 성장해오고 있다. 때문에 씨아이에스는 2006년 20억원, 2007년 32억원, 지난해 6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해마다 가파른 성장을 했고 올해는 19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씨아이에스는 내년엔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용 전지제조 설비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구경북이 미래 선도산업으로 그린카 산업에 나선 만큼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그린카 분야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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