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본분 다할 것 선서"

입력 2009-12-24 14:08:47

구미 고교생 20여명 집체 성년례

"저는 이제 성년이 됨에 있어서/오늘을 있게 하신 조상님과/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자손의 도리를 다할 것과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서/정당한 권리에 참여하고/신성한 의무에 충실하여/성년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을/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대는 이제 성년이 됨에 있어서 자손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서 정당한 권리와 신성한 의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고 서명하였으므로 성년이 되었음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한겨울 찬바람이 금오산 산자락 시가지를 꽁꽁 얼어붙게 한 이달 17일 오전 구미시립형곡도서관 강당에서는 입시를 끝낸 남녀 고교 3학년생 20여명이 한복 차림에 각각 사모관대와 족두리를 쓰고 근엄하게 익숙지 않은 의식을 치르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 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 다름아닌 구미청년유림회가 주최하고 야은예절교육원이 주관한 '집체 성년례'을 치르고 막 성년으로서 새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됨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 구미정보고와 사곡고 학생들은 성균관 유도회 구미시지부 인동향교 김근호 전교와 성균관 여성유도회 구미시지부 이강녀 회장의 주례와 계례로 100여명의 학부모 등 참석자들 앞에서 성년 선서와 '술의 의식' 뒤 성년으로서 신고를 마쳤다.

이날 관례를 주례한 김근호 전교는 '술의 의식'에서 "술은 향기로운 것일세. 그래서 우리나라의 모든 의식에 쓰는 것일세. 그러나 많이 마시면 정신이 혼미하고 몸을 바르게 가눌 수 없게 되네. 그러므로 술은 조심스럽게 마셔야 하네. 이제 먼저 천지신명에게 다짐하고 천천히 마시게!"라며 이들 학생들이 이젠 성년이 됨을 인정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야은예절교육원 정택균 원장은 "옛날에는 남자는 20세, 여자는 15세가 되면 좋은 날을 택하여 음식과 술을 장만하고 마을 사람을 초대하고 덕망있는 분을 주례로 모셔서 관례를 행하여 왔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조선 유교의 본고장인 옛 선산(구미)을 '예절의 고장 구미'로 만들기 위해 무료로 시민들을 상대로 예절교육을 실시중"이라고 말했다.

이창희기자 leec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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