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윤곽 드러낸 차기 경북도지사 경선 구도
차기 경상북도지사 한나라당 경선 구도는 일찌감치 짜였다. 아직 주자가 명확하지 않은 대구시장 선거와 달리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 간 리턴 매치가 확실시되고 있다. 두 사람은 사석에서는 '형님' '동생'이라고 부르는 사이지만 선거의 특성상 서로 겨눌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위치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4년 전 무주공산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였다면 현재 김 지사는 '사수'에, 정 원장은 '공세'의 입장에 놓여 있다. 선거를 앞두고 두 사람은 서로 의식하면서 견제하고 있다.
김 지사는 재선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과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원장을 앞서고 있다. 김 지사는 4년간 업적을 평가받겠다는 생각이다. 취임 후 8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고, 외자 유치도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한다. 묵은 숙제였던 영일만 신항만 완공이나 동서6축 고속도로 준공 등도 공(功)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지사의 '용기'가 수년간 표류하던 도청 이전을 밀어붙이게 했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22일 "일로 승부하고 있다. 일에 정신이 뺏기다 보니까 선거를 생각할 틈도 없다"며 "주변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들도 많고 특히 민심이 우호적이다"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재선 이후의 구상도 담겨 있다. 신라 문화의 재발견을 통해 경북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는 "신라는 경북의 진정한 뿌리이지만 너무 먼 과거의 얘기인 탓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라 문화를 재발견하는 데 투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도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최근 대구를 방문한 정 원장은 "1월 말 이전에 이명박 대통령께 보고하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의를 거친 뒤 경선 출마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출마 준비에 착수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대구 시내 교통의 요지에 선거 사무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물밑에서 고교 동문(경북대사대부설고)과 문중, 핵심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조직 얼개를 짜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 원장은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중앙공무원교육원장으로 'MB 국정 철학 전도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달에 한 번씩 대통령이 주재하는 워크숍에 참석하고, 공무원과 기업 CEO를 상대로 MB의 국정 방향을 교육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정 원장은 "대통령을 배출한 고향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도지사가 돼야 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이 쪽의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고, 정권 핵심도 나를 지지하고 있다"며 "젊은 도지사를 통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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