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졸업후 29세에 전문대 입학…문정빈씨

입력 2009-12-23 07:19:40

'피부미용'자격증 벌써8개 미국무대 취업진행 착착

대구보건대학 뷰티코디네이션과 2학년인 문정빈(사진)씨는 서른살의 나이로 이 학교에 입학했다. 그것도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피부미용계에 남성으로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문씨는 지난해 12월 피부미용사 자격 획득을 시작으로 발 관리, 메이크업, 네일1급과 2급, 두피클리닉, 컬러코디네이터 자격 등을 잇달아 따고 최근에는 피부미용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데스코(CIDESCO)국제피부관리사 시험에 합격하는 등 미용 관련 자격증만 8개를 소유하게 됐다. 문씨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 1월에는 이 대학 뷰티코디네이션과 학생 6명과 함께 1년 과정으로 미국 뉴욕에 있는 산업체와 미용전문교육기관 등을 탐방하기 위해 산업연수를 떠난다. 체류비 등 연수비용의 일부를 대학에서 지원하는 기회를 살려 미국 현지에서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지 취업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문씨가 피부미용에 관심을 갖기까지는 이 분야에서 근무하는 형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과 공무원 시험 준비를 반복한 문씨가 친형으로부터 뷰티산업의 미래발전가능성에 대해서 들었던 것. 특히 피부미용 전문가들은 앞으로 의사들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는 형의 말에 피부미용을 전공하기로 결심을 하게 됐다.

문씨는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된 것은 남자가 피부미용을 한다는 선입견이 유일했다"며 "나이나 대학졸업 후 다시 전문대에 입학한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29세에 대학에 새로 입학한 문씨는 자신보다 나이 어린 여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학과 일에 솔선수범하고 어렵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문씨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각종 대회에 나가 많은 수상을 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피부에 닿기만 하면 매끄러워지고 윤기가 나며 개선되는 미다스의 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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