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가 미래다](상) 왜 마이스터인가

입력 2009-12-22 09:49:33

산업 고도화 역군 육성, '기술 선진국' 으로 가는 지름길

대한민국은 기술강국에서 기술선진국으로 나가야 한다. 기술선진국 한국의 미래는 마이스터(meister·기술명장)에 달려 있다. 마이스터 육성은 고학력 청년실업난, 중소기업 구인난, 기능인 부족 등의 왜곡된 산업인력구조를 개선하는 대안이기도 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 3월 전국 21개 마이스터고를 개교, 한국형 마이스터 양성에 나선다. 매일신문은 3차례에 걸쳐 마이스터 육성의 필요성, 기능인의 현실, 마이스터 육성 대책 및 문제점 등을 알아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능인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세계화와 비대해진 금융자본이 경제체제를 흔들면서 국가적으로 제조업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튼실한 기반이 없으면 국가경제는 예상치 못한 격랑에 침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정부는 마이스터 육성에 나섰고, 대기업들도 기능인력 양성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능인 보는 시각 변화

이명박 대통령은 10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청년 취업자들에게 의미 있는 말을 했다. 이 대통령은 실업의 원인이 되고 있는 취업 희망자들의 높은 눈높이와 80%를 넘는 대학진학률을 지적하면서 "중소기업 취업이나, 지방 근무를 도전으로 여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기업의 수요에 맞도록 직업훈련을 시켜야 한다"며 "무조건 대학 진학을 하기보다는 마이스터고 진학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받는 것 역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은 9월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를 만나 "훌륭한 기능인을 양성하는 데 '올인'하겠다"며 "기업인이 문화체육활동을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만, 나는 기술 부문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능(기술)인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 주최 전국기능경기대회의 후원사는 올해 9곳으로 2년 전보다 5곳 늘었다.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를 후원하는 기업·단체도 2007년 6곳에서 올해 16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능경기대회 참가 인원도 늘었다.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 참가자는 2천97명으로 작년(1천833명)에 비해 14.4% 증가했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및 기술인력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인력공단 기능장려팀 임건희 팀장은 "우리가 금융위기를 다른 국가보다 빨리 극복한 것은 '제조업의 저력'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며 "대기업들도 최근 기술인력 양성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고도화도 변화를 이끄는 요인이 된다. 기능이 대량생산체제에서는 단순한 반복 업무로 여겨졌다. 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바뀌면서 다기능 훈련을 통한 창조적 기능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마이스터 양성 닻 올라

내년 3월 대구경북의 경북기계공고, 구미전자정보고, 금오공고를 비롯한 전국 21개 전문계고가 마이스터고로 새로 문을 연다. 마이스터고는 최고의 직업교육으로 '영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고 산업체가 직접 참여하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안정적 취업과 경력개발이 가능한 학교를 목표로 한다. 즉 무조건식 대학진학을 억제하고, 적성과 소질을 충분히 발휘해 산업현장에 필요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배동윤 교육연구사는 "마이스터고는 기존 전문계고와 달리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식 교육을 통해 100% 취업을 목표로 한다"며 "한국이 선진기술국으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기술인력 양성이 마이스터고의 설립 목적"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2011년까지 총 50개교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학교에 대해선 기반조성 자금 등 학교당 25억원을 지원한다.

지역의 3개 마이스터고가 10월에 첫 신입생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평균 3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합격자 수준도 높아졌다. 경북기계공고 이상배 교장은 "지난해 입시에선 합격선이 중학교 내신성적 85% 이내였으나, 이번엔 60% 이내로 올랐다"며 "이는 특성화된 교육과정, 정부의 마이스터고 육성 의지 등이 알려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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