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생(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정현종의 시집 「고통의 축제」 초판은 1974년 출간되었다. 초판본은 이란 귀절이 적힌 노란색 간지가 있는 파스텔 색조이다. 처럼 「철면피한 物質」에서 일찍 체험하지 못했던 언어들의 병렬 연결은 참으로 당혹스러웠다. 정현종은 당시 기이한 언어체험체의 텍스트였다. 정현종의 초기시란 젊은 영혼의 자유분방함에 비길만 했으며 어떤 생각도 그 영혼과 뒤섞임이 가능했었다. 예컨대 동양과 서양이 함께 정현종에게 스며 있었다. 스밈은 정현종의 시에 자주 나오는 술의 이미지처럼 금방 삼투되는 친화력에 다름 아니다. 밤, 가등, 안개가 혀가 있는 육체와 다름없고 그 육체란 욕망 때문에 슬픔이다, 라는 미묘함을 그의 초기시「交感」은 버릴 것 없는 꽉 짜인 구조로 말하고 있다. 정현종에 집착했던 마음의 어떤 길목에는 신호등을 마다하고 질주하던 젊은 날의 질풍노도로 가득찼으니. 아니 정현종의 시들이 내 혼돈의 세계관을 달랬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아하, 나는 정현종을 도저한 낭만주의로 먼저 수용했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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