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영화] EBS 세계의 명화 '워터' 19일 오후 11시

입력 2009-12-19 07:11:10

34세의 전직 수영선수 고쇼, 그는 57km의 강을 헤엄치는 산타페-코론다 마라톤 수영대회 참가 도중 도핑 테스트에서 억울한 혐의를 쓰고 탈락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사막에서 은둔하면서 지내왔다. 하지만 그는 우연히 치노라는 수영 선수를 만나게 된다. 그의 꿈은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 고쇼는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는 치노의 용기에 힘을 얻는다. 그리고 자신의 명예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8년 만에 대회에 다시 도전하기로 한다. 치노는 결국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하지만 고쇼는 그에게 보트 위에서 마라톤 수영대회의 가이드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영화는 마라톤 수영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때 챔피언이었다가 잘못된 도핑 테스트로 인해 모든 걸 잃은 고쇼는 사막에 은둔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지냈을 정도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상태. 결국 8년간의 은둔 생활을 접고 산타페로 향하다가 한 젊은 수영 선수 치노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킨다. 고쇼와 치노는 수영 선수로서의 꿈이 있고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이들은 수영 선수라는 타이틀 이전에 아내가 있는 남편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에 굴하지 않는 수영 선수들의 삶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 영화 원제목은 '아구아'(agua)이며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공동 제작이다.

물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며, 깨끗함과 순수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영화는 이 물속을 누비는 수영 선수들의 삶을 다큐멘터리적인 감각으로 화면에 담아낸다. 물속을 헤엄치는 선수들의 역동적인 모션을 배경 음악조차 없이 잡아낸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헤엄치는 인체의 아름다움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감독 베로니카 첸은 196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고전 문학과 영화를 전공한 뒤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시나리오, 편집, 연출, 제작 등을 해 왔다. 2001년작 '끽연구역'(Smokers only)을 통해 장편 영화에 데뷔했으며, 데뷔작으로 '우엘바 라틴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영화 '끽연구역은' 지방의 작은 록 밴드에서 연주를 하는 레니와 남창인 앙드레를 통해 섹스와 음악으로 가득 찬 아르헨티나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를 다루고 있다. 방송 길이 89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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