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된 버스 처참한 모습
17일 경주시 현곡면 남사재 관광버스 추락 견인 현장. 견인 작업은 더디고도 어려웠다. 낭떠러지 골이 깊은데다 흙 턱과 나무 등 장애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서클(연결 고리) 내려간다, 버스에 걸어라." '우웅'하는 견인차 굉음은 도로까지 떨리게 한다. 15t 견인차 두 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일그러진 관광버스에 걸린 쇠줄은 이내 팽팽해진다. 비스듬히 누운 버스가 차츰 일어서더니 버스가 움직인다. 나무 부러지는 소리, 마찰음이 심하게 난다. 버스가 점차 도로 쪽으로 끌려오자 사고 당시 참혹했던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천정이 내려앉은 버스 틈 사이로 뜯겨나간 버스 의자가 뒤엉켜 있다. 신발, 피 묻은 옷가지와 담요 등도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여기저기 트로트 모음집도 흩어져 있다. 버스가 움직일 때는 연료통에서 샌 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견인 작업은 3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16년 견인 경력의 강성한씨는 "버스가 떨어진 곳이 경사가 급하고 거리가 멀어 한 번에 올릴 수 없다"며 "구간을 나눠서 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구간이 바뀔 때마다 강씨는 낭떠러지 밑 동료들에게 고함을 친다. "이번에는 버스 바퀴 축에다 쇠줄을 이어라."
견인작업이 시작되고 2시간이 흐른 오후 4시쯤 으스러진 관광 버스가 도로 위에 올려진다. 버스에는 '문경새재 4천원'이라 적힌 파란색 주차권이 붙어 있다.
이상준·임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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