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한심해요" 박근혜의 깊은 한숨

입력 2009-12-18 09:43:49

"법규 때문에 달성산단 유망벤처 유치 못하다니"

17일 서울 63빌딩에서 한나라당 대구시당 주최로 열린 제8차 대구경제살리기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나노 신동우 대표의 보고를 받던 중 '에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옆자리에 배석했던 서상기 대구시당 위원장과 귓속말로 "한심해요. 그렇죠?"라며 넋두리까지 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표가 한숨 쉰 이유는 ㈜나노의 대구 공장 설립이 관련 규정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유공장 폐촉매를 재활용해 고가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나노는 지난해 말 달성2차산업단지 내 공장 신설을 위한 입주를 대구시에 신청했다. 신청 당시 대구시는 호응을 보여 입주가 기정사실화됐으나 올해 5월 ㈜나노는 대구시로부터 입주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난 2월 '한국표준산업분류법'이 개정됨에 따라 ㈜나노의 기술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경됐기 때문에 산업단지 내 입주 및 공장등록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 '매우 큰 희망을 안겨줄 사업'으로 평가했던 한 벤처기업의 유치가 법규 조항 하나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박 전 대표의 실망감이 한숨으로 나타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토론회 말미에서 "미래지향적 기술이 있는 기업에 대해 희망을 걸었지만 뜻하지 않은 여러 장애에 막혀 지역 유치 작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매우 아쉽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대구경제살리기 토론회만큼은 빠짐없이 참석,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는 대구 섬유업계가 요청한 슈퍼소재융합제품 산업화 사업과 관련해 일부의 반대가 있었으나 "그래도 필요하다"고 말해 내년 100억원을 포함, 5년간 1천404억원의 국비 확보의 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토론회 말미에 "정보통신이 발달된 세계화 시장의 특징은 일류 기술에 대한 전파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일류 기술을 개발하는 순간 급속도로 퍼져 세계는 이류 기술에 눈길을 주지 않게 된다. 오늘 세계적 기술이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에 희망을 갖게 됐고 대구에도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원희룡 의원과의 최근 회동에 대해 "의원들이 저에게 만나서 얘기하자는 요청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만난다"며 "그런 차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문제가 언급됐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서울시장에 대해 별로 얘기한 것이 없다"며 "(원 의원이)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을 특별히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 의원은 11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가 박 전 대표와 30여분간 회동해 그 배경이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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