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서 아이디어 얻어 '장미빛 미래'연다

입력 2009-12-18 07:19:28

환경분야 세계최고 목표 지역 2개 유망 중소기업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인 ㈜윌텍은 환경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회사로 성장하는 목표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인 ㈜윌텍은 환경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회사로 성장하는 목표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아이디알시스템이 최근 개발한 탄화시스템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아이디알시스템이 최근 개발한 탄화시스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물을 침전시키면 엄청난 양의 슬러지(오니)가 발생한다. 지금은 이를 소각·매립하거나 먼바다로 싣고 나가 버린다. 하지만 매립 및 소각할 경우 토양 오염이나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문제를 낳는다. 게다가 해양투기도 2차 오염 우려 때문에 2012년부터는 국내외법으로 전면 금지된다. 폐기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술개발을 통해 장밋빛 미래를 열고 있는 친환경 기업들이 있다.

◆하수 슬러지를 없앤다…㈜윌텍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윌텍(대표 이정규)은 직원수가 12명인 조그마한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덩치가 작을 뿐 이 업체가 보유한 기술력은 대단하다. 이 업체가 최근 개발한 '하폐수 찌꺼기 감량화 기술'은 획기적이다. 그동안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는 건조·탄화 등의 과정을 거쳐 수분을 완전히 뺀 뒤 이를 처리하는 식이었지만 윌텍이 개발한 '하폐수 찌꺼기 감량화 기술'은 하수처리 과정에서 아예 찌꺼기를 없애는 기술이다.

윌텍 이정규(44) 대표는 "수분을 뺀 하수 찌꺼기라 해도 지금까지는 재이용할 곳이 없어 대부분 해양투기를 했지만 런던협약에 따라 2012년부터 이마저도 투기가 금지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찌꺼기를 없애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윌텍이 3년 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한 찌꺼기 감량화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했다.

"찌꺼기 중 미생물의 사체인 잉여슬러지(유기성슬러지)가 많은데 이 사체의 세포 셀을 모두 깨뜨려 다시 이를 미생물의 먹이로 사용하기 때문에 슬러지 발생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지요. 현재 국내에서는 이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2, 3곳에 불과하며 아직 상용화한 곳은 없어요" 윌텍이 개발한 기술은 올 7월에 울진군 하수처리장에서 국내 최초로 적용되고 있다.

윌텍은 또 내년부터 유기성폐기물을 바이오 가스화하는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내년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유기성폐기물 바이오가스 촉진장치' 사업을 공동 산업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라는 것. 윌텍이 기술개발 중인 '유기성폐기물 바이오가스 촉진장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기청이 향후 3년 동안 유망 녹색제품에 부여하는 '유망중소 녹색성장 제품' 50개에 포함됐다.

이들 기술을 바탕으로 윌텍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7년 30억원이던 매출액이 내년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규 대표는 "기술만이 살길이며, 기술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신념으로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환경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폐기물에서 에너지를…㈜아이디알시스템

유기성폐기물을 활용, 각종 바이오에너지를 얻는 기술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 우려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유기성폐기물은 오염부하량이 매우 높아 하천의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돼 왔다. 하수슬러지, 음식물쓰레기, 축산분뇨 등 3대 유기성폐기물의 국내 연간 발생량은 약 6천500만t으로 전체 유기성폐자원 발생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2006년 발효된 런던협약 때문에 2012년부터는 바다에 이들 유기성폐기물을 버릴 수 없게 됐다. 최근 폐기물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종합 자원화하는데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아이디알시스템(대표 최병준)도 차세대 사업으로 유기성폐기물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나선 대표적인 지역 기업이다. 2008년 대구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된 아이디알시스템은 원래 곡물 선별과 환경관련 기기 제작전문업체로 색채선별기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아이디알시스템 최병준(50) 대표는 축산분뇨 등 유기성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없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해 폐기물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사업에 나섰다고 했다. 현재 50년 역사의 일본 환경자원화 기계업체인 '메이와'(MAYWA)사와 탄화설비 기술제휴를 통해 각종 유기성 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을 건조, 탄화, 바이오가스화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디알시스템이 개발한 '유기성폐기물 건조 탄화설비'는 유기성폐기물을 무연화시설에서 850℃ 이상의 고온에서 순간적으로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열원을 건조 작업의 열원으로 활용하고 최종 탄화물만 남게 되는 원리이다. 또 탄화물도 활성탄, 제철소의 코크스 대용, 보온재 및 토양개량제 등으로 재활용한다. 버려야할 최종 폐기물이 하나도 남지 않는 100% 자원재활용 시스템인 셈이다.

지난해 205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아이디알시스템은 내년부터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워놨다.

최병준 대표는 "지구 온난화 등 전 세계가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아이디알시스템은 앞으로 환경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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