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이강훈 개인전
대구 수성구 수성4가 길거리 지하에 자리 잡은 '대안공간 싹'에서는 젊은 작가 이강훈(32)의 네번째 개인전 '누미노제'(Numinose)가 27일까지 열린다. 지하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들은 마치 동화 속 환상의 세계에 발을 디딘듯한 느낌에 빠진다. 얼핏 보면 순백의 사슴들이 가득 찬 공간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슴의 머리에는 뿔 대신에 나무와 깃털이 자라고 있다. 초록색 구슬같은 눈을 담은 이 동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 꿈 꾸었던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불쑥 튀어나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가는 "디지털화, 다원화된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순수성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사랑, 희생, 믿음과 같은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의 회복에 대해 소망한다"고 말한다. 머리에서 나무가 자라거나 깃털이 자라나는 신화적 형상의 두 동물은 서로 교감하는 듯 보이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듯 하기도 하다. 이러한 정지된 비현실적이고 동화적인 장면 속에서 작가는 관객들이 각자의 동화를 만들어 가기를 바라고 있다. 전시 제목 '누미노제'(Numinose)는 독일의 신학자이자 종교사가인 루돌프 오토가 만든 '신, 영혼, 신성'을 뜻하는 라틴어 '누멘'(Numen)을 빌어와 만든 용어이며 '두렵고 신비한'이란 뜻이다. 관람객들은 19, 26일 오후 1~5시 작가와의 만남도 가질 수 있다. 053)745-9222.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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