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늦은 수비…대구 오리온스. 3연패 수렁

입력 2009-12-14 09:03:14

허술한 수비 탓에 3연패에 빠졌다. 대구 오리온스는 13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서장훈과 라샤드 벨을 막는 데 실패, 89대100으로 패했다. 오리온스로서는 전자랜드의 아말 맥카스킬이 부상으로 빠진 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당초 전자랜드는 골밑에서 오리온스에 밀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경기당 평균 13.3점 7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센터 맥카스킬이 코뼈 골절 부상을 당해 결장하는 바람에 최하위 탈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서장훈(207㎝)의 중거리슛 능력은 여전하지만 전성기 때처럼 위력적인 골밑 플레이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높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스의 공격은 이날 비교적 순조롭게 풀렸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 야전사령관 김승현(23점 10어시스트)은 날카로운 돌파와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허버트 힐 또한 맥카스킬이 사라진 골밑을 누비면서 32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공세를 이끌었다. 외곽에서는 허일영(15점 4리바운드)이 3점슛 3개를 넣으며 지원 사격을 펼쳤고 정훈이 9점을 거들었다.

문제는 오리온스의 수비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 오리온스는 벨(40점 8리바운드)과 서장훈(33점 11리바운드)에게만 무려 73점을 내줬다. 벨은 내·외곽을 누비면서 오리온스 진영을 휘저었고 서장훈은 2점슛 13개를 던져 모두 림에 꽂아 넣는 등 고감도의 중거리포로 오리온스를 괴롭혔다. 오리온스는 힐 외에도 박광재와 정훈 등으로 벨과 서장훈을 막아보려 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개인기가 뛰어난 벨이나 높은 타점에서 중거리슛을 던지는 서장훈을 홀로 수비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 박광재(198㎝)나 정훈(197㎝)이 자신들보다 큰 서장훈을 혼자 막아내기에는 힘겨워 힐의 도움 수비가 필요했다. 벨을 막을 때도 마찬가지. 힐보다는 5㎝ 작지만 더 빠르고 박광재, 정훈보다는 높이, 힘, 스피드 모두 나은 벨(198.5㎝)의 움직임을 저지하려면 주위의 도움이 필수였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협력 수비는 계속 한 발 늦었다. 공격에서 선전했던 힐은 수비에서의 움직임이 아쉬웠다. 벨을 상대하다가 서장훈에게 도움 수비가 들어가야 할 때와 반대의 경우 모두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공격 못지 않게 수비 부담이 컸기 때문인지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몸놀림도 둔해졌다. 결국 운동 능력이 좋은 빅맨 이동준(200㎝)의 부상 공백이 더욱 뼈아픈 경기였다.

한편 2위 부산 KT는 선두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0대78로 승리, 3연승을 거두며 모비스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안양 KT&G는 크리스 다니엘스(32점 11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홈에서 창원 LG를 87대74로 제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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