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백화점 매출을 좌우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아동스포츠 파트리더인 김일환 계장은 아침에 출근하면 전날 사내통신망으로 확인해둔 기상정보의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담당하고 있는 각 브랜드별로 준비해야 할 상품을 점검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김 계장처럼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장 관리자들은 몇 년 전부터 상품판매의 정확한 수요 예측을 위해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모든 사원들이 활용하는 사내 통신망인 '롯데백화점 그룹웨어'에는 첫 화면에 기상정보제공업체 '케이웨더'에서 제공하는 당일 실시간 일기예보뿐만 아니라 향후 30일간 일기예보는 물론 일자별 최근 30년간의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을 평균해서 제공하는 데이터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모든 매장 관리자들은 이 데이터를 참고해 영업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백화점 영업 담당자가 기상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날씨가 하루 영업실적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빗대어 '경기 30%, 날씨 70%' '날씨가 영업상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기상정보가 유통업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매출의 5% 정도. 하지만 의류, 냉난방기기, 아이스크림, 술, 음료 등과 같은 계절상품의 경우는 날씨에 따라 매출이 최고 20%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매장관리자가 날씨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백화점 매출이 급감한다. 하지만 오전에 흐리거나 10㎜ 미만의 비가 내리다 오후에 맑아지는 날은 백화점 직원들이 가장 반기는 경우. 백화점 매장마다 하루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는 날의 약 70%는 흐리거나 오전에 10㎜ 미만의 비가 내린 날이라는 통계도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의 경우 이달 들어 바겐세일 기간인 주말과 휴일에 약하게 비가 내린 날의 매출 신장률이 세일기간 동안 평균 매출 신장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세일기간 평균 15.2%의 신장률을 보인데 비해 3.5㎜의 강우량을 나타낸 5일과 8㎜가 넘는 강우량을 나타낸 10일의 매출 신장률은 세일기간 평균의 2배 가까운 28.9%를 기록했다.
하지만 온종일 많은 비가 내리는 날은 백화점을 찾는 사람이 줄어 매출도 그만큼 떨어진다. 실제로 최근 들어 하루 동안 많은 비가 계속 내린 지난달 29일 경우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의 매출은 맑은 날씨를 보였던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9.4%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한승훈 판촉매니저는 "흐리거나 비가 오면 대부분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취소하고 가족과 함께 백화점 등 가까운 유통업체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일기예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백화점의 중요한 마케팅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尹 지지율 46% 나와…2030 지지율도 40%대 ↑"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