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쌓아온 음악 고향에 봉사"…김현종 교수

입력 2009-12-12 09:00:00

부산 동의대 명예교수 의성 귀향

김현종(가운데) 부산 동의대 음대 명예교수가 고향에 돌아와 의성군청 관악합주단을 결성하고, 이들을 지도하며 음악으로 고향에 봉사하고 있다.
김현종(가운데) 부산 동의대 음대 명예교수가 고향에 돌아와 의성군청 관악합주단을 결성하고, 이들을 지도하며 음악으로 고향에 봉사하고 있다.
김현종 인물
김현종 인물

"평생 쌓아온 음악 분야의 경험을 통해 고향 의성에 봉사하고, 음악을 통해 고향 의성을 외부에 알리고 싶습니다."

의성 금성면 제오1리 출신인 김현종(68) 부산 동의대 음대 명예교수가 퇴직 후 귀향, 전국 최초로 행정공무원들로 구성된 '의성군청 관악합주단(단장 유경수 의성읍장)'을 창단해 이들의 지도교수역을 맡아 지역민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정확히 두달 전 의성군청 공무원 30명을 모아 관악합주단을 창단하고 의성군민회관 2층에 음악실을 마련해 주 2회(화·목요일 각각 2시간) 이들의 음악 지도를 통해 고향에 봉사하고 있다. 관악합주단에 가입한 공무원들 또한 전국 최초의 공무원 관악합주단이라는 자긍심으로 각자 사비로 악기를 구입, 부단한 연습을 통해 하루 하루 발전된 모습을 보여 김 명예교수를 감동시키고 있다.

이에 힘을 얻은 그는 지난 달에는 군민 18명으로 실버관악합주단인 '전원심포닉밴드'(단장 배효길)를 창단, 의성읍 시니어클럽에서 주 2회(월·금요일) 음악 지도에 나서고 나섰다. 전원심포닉밴드는 현재 단원을 모집 중에 있다.

정규석(노인복지과장) 의성군청 관악합주단 부단장은 "평소 악기를 배워보고 싶었으나 여러 한계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이번에 김 명예교수의 도움으로 관악합주단에 가입, 열심히 악기를 배우면서 새로운 취미를 하나 더 얻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 명예교수는 2007년 교수직에서 퇴직 후 부산에서 잠시 개인사업을 하다가 올해 3월 고향인 금성면 제오1리에 귀향한 음악인. 금성면 제오리에서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금성 조문초등학교, 의성중학교를 거쳐 대구 협성상고, 계명대 음대, 계명대 음악대학원 지휘과를 졸업했다.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그에게는 지금도 처음과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고 있다. 의성중학교에 악대부가 창단됐을 때는 첫번째로 부원이 됐으며, 고교 시절에는 대구 협성상고 악대부 창단 멤버였다. 대학 시절 또한 계명대 음대 기악과 1회 입학, 계명대 대학원 지휘과 1회 입학의 경력을 갖고 있다.

그의 처음 최초 수식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동의대 음대 교수 재직 시절 국내 최초로 '지휘법 정석'이라는 대학 교재를 발간했으며, 지휘 연습곡을 지휘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로 제작, 전국을 돌며 33회에 걸쳐 지휘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일본에서 유학한 형님의 권유로 음악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국내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43세인 1983년 일본 동경의 도호 음악대학에서 지휘과를 수학한 데 이어 동경 무사시노 음악대학원에서 음악교육학을 전공했다. 1988년 귀국해 계명대 등지로 출강하다가 51세인 1992년 동의대에서 교수에 임용됐으며, 2007년 퇴직 때까지 (사)신세기교향악단을 창단해 2007년까지 22회에 걸쳐 정기 연주회를 가지기도 했다.

또 계명대 음대에 6년간 출강한 인연으로 계명지휘연구회장과 한국지휘연구회장을 역임했으며, 부산 음악상, 대한민국 관악상, 대통령표창, 교육부장관상 등을 수상하는 등 국내 음악계의 지휘와 관현악 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그의 의성 사랑은 1992년 고향 마을인 금성면 제오1리에 세운 '고향 찬가'라는 시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출향인들의 성금을 모아 세운 시비에는 자신이 직접 쓴 시가 새겨져 있다. 이보다 1년 앞서 마을 앞 도로공사 현장에서 의성에서는 최초로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견, 당시 이 분야 전문가인 부산대 김학묵 교수에게 고증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객지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도 퇴직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으며, 귀향은 평소 생각을 실천한 것" 뿐 이라면서"음악 지도자가 없는 고향 의성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군민들에게 음악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의성군청 관악합주단을 통해 의성의 음악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음악을 통해 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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