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에는 뭐 묵고 살라 카노?"
역내 산업현장에서 이런 걱정이 번지고 있다. 역내 기업들의 신규 시설투자가 올 들어 급감한 것이다. 반면 대기업들의 투자는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기업 규모별 양극화라는 문제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역내 시설투자, 가물에 콩 나듯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소장 배정득)가 올해 대구경북 상장기업들의 신규시설 투자현황을 집계한 결과, 시설투자를 했다고 공시한 기업이 단 3곳에 불과했다. 지난해(10곳)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고 2007년(13곳)에 비춰 보면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설투자에 나선 역내 기업들 3곳은 포스코, 쌍용머티리얼, 일지테크 정도였다.
포스코는 2013년까지 1조원이 넘는 투자를 하겠다고 했고, 쌍용머티리얼은 8억원, 일지테크는 121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중소기업이면서도 1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 공시를 한 일지테크는 차부품업체로 지난해에도 25억여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했다. 일지테크는 수주확대에 따라 올해 투자 결정을 내린 금액이 자기자본의 무려 34%에 이른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배정득 소장은 "불투명한 경기상황으로 인해 역내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는 증거"라며 "하지만 설비투자의 감소는 미래의 먹을거리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우려할 만하다"고 했다.
◆대기업들은 금고 열었다
역내 절대 다수 중소기업들이 금고문을 꼭꼭 닫았지만 대기업인 포스코는 올해 1조원이 넘는 신규 시설투자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12월 결산 상장사 558개사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상장사의 유·무형자산 취득으로 인한 현금순유출액은 35조2천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조5천331억원보다 6.1% 감소했다. 유·무형자산 취득으로 현금순유출이 발생했다는 것은 기업이 그만큼 산업활동 관련 투자에 실제로 지출했다는 의미. 결국 이 지출이 떨어졌다는 것은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의 대다수 상장사들이 올해 시설투자를 보수적으로 했다는 뜻이다.
분기별로 유·무형 자산 취득에 따른 현금순유출액은 1분기 11조8천833억원에서 2분기 12조3천430억원으로 3.9% 증가했다가 3분기에 11조186억원으로 10.7% 급감했다.
그러나 포스코를 비롯해 삼성, 현대차, SK, LG 등 5대 그룹 계열사의 경우 시설투자가 올 들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1분기 5조5천778억원에서 2분기 5조6천979억원으로 2.2% 늘어난 데 이어 3분기에 5조9천322억원으로 4.1% 다시 증가한 것이다.
올해 경제위기 회복과정에서 기업마다 온도차가 나타나면서 대기업은 투자에 나서고 중소기업들은 금고문을 잠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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