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서 멧돼지 공개적 사냥, 과장 표현은 문제"

입력 2009-12-11 07:00:05

대경대 임순례 감독 초청 특강

최근 모 방송국에서 멧돼지 관련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멧돼지 사냥을 두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한 전문대학에서 멧돼지 사냥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감독한 임순례 감독이 10일 대경대학에서 영화방송제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물과 환경 그리고 영화'를 주제로 캠퍼스 특강을 가진 것. 동물보호시민대표이기도 한 임 감독은 이 자리에서 최근 MBC방송에서 방영되고 있는 멧돼지 사냥놀이인 '헌터스' 코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임 감독은 "방송은 시청률을 생각하고 영화는 관객의 시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공중파에서 멧돼지를 공개적으로 사냥하고 그것을 과장해서 표현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방송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동물과 환경문제를 영상으로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과 토론을 벌였다.

임 감독을 초청한 이 대학 영화방송제작과 정희원 교수는 "인권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영화인으로서 그의 삶을 통해 학생들이 전공자로서 미래의 역할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특히 이번 특강은 기존의 특강 형식을 탈피해서 주목을 끌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연에서 벗어나 직접 학생과 만나고 대화하는 '미니토론'를 벌여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영화감독으로서 살아온 그의 삶과 우생순 신화가 탄생된 제작과정의 재미난 이야기도 소개해 학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임 감독은 파리제8대학교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6년 '세친구'로 데뷔해 수많은 단편·장편을 감독해 오고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2008년 제2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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