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출발부터 시끄러웠다. 1901년 오늘,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기일을 맞아 첫 시상식이 열리자, 수상자의 적정성을 놓고 스웨덴 전역이 들끓었다. 올해 오바마 미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으면서 촉발된 공정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첫 수상자인 물리학상 뢴트겐, 화학상 반트 호프, 생리의학상 에밀 베링, 평화상 앙리 뒤낭'프리드릭 퍼시는 걸출한 업적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도마에 오른 것은 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시인 쉴리 프뤼돔(1839~1907)이었다. 수상작은 시집 '스탕스와 시'(1865년).
고답주의(高踏主義'속세에 초연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것을 고상하는 여기는 사상)시인으로 뛰어나긴 했지만, 대중들에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 이면에는 보수적인 노벨상 위원회가 유력 후보였던 프랑스 소설가 에밀 졸라(1840~1902)의 진보적 성향을 싫어해 프뤼돔을 밀어올린 것이다. 그러자 스웨덴 문인들은 당시 살아있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에게 줘야 한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상식이 열렸지만, 프뤼돔은 공정성 논란으로 체면을 구긴 첫 수상자로 기록된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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