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의 공연 찍어 듣기] 강림절 기간 대표곡 '메시아'

입력 2009-12-10 07:39:45

#15일(화) 경산시민회관 대강당/경산시립합창단 제6회 정기연주회

#17일(목)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대구시립합창단의 헨델, '메시아' 공연

#18일, 19일(3회 공연) 학생문화센터/롯시니, 뮤지컬 같은 오페라 '신데렐라'

잔잔한 감동이 있었던 한 연주회를 소개한다. 지난 2일 계명대 피아노과 송장옥 교수의 퇴임기념 연주회는 그다지 화려하지도, 일반 음악애호가들이 찾아서 즐길 만한 음악회도 아니었다. 그러나 노교수는 제자들이 꾸며 스승의 퇴임을 위해 헌정하는 음악회가 아닌, 자신이 수고로이 준비한 독주회로 퇴임 연주회를 열었다. 더구나 연주 목록도 완전히 새롭게 준비함으로써 한 사람의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스승으로서의 학구적인 모범을 보여주었다. 무대에서조차 가식이 없었던 노교수는 특유의 겸허한 어조로 '이렇게 살아왔노라'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리라'는 의지에 찬 메시지를 던져 주는 듯했다. 참으로 아름답고 흐뭇한 무대였다.

초인적인 집중력으로 24일 만에 작곡하였다는 2시간 20분짜리 대작인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그리스도의 탄생, 고난, 부활과 영생 등 그의 삶이 고스란히 그려지고 있어서 특히 강림절 기간 연주 목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합창을 음악의 최고봉으로 인식되게 하는 이 작품을 객석에서 직접 감상해보는 것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일평생 꼭 한번은 경험해 볼 만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17일(목)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는 대구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박영호)이 준비한 헨델의 메시아가 연주된다. 육체와 영혼의 성화(聖化)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연이 되리라 생각한다. 문의 606-6315.

그리고 성탄절의 이야기로 빼놓을 수 없는 구두쇠 스크루지의 이야기. 15일(화) 경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경산시립합창단 제6회 정기연주회로 최근 영국의 한 소년이 노래해 관심이 집중된 'Pie Jesu'를 비롯해 클래식, 흑인 영가, 뮤지컬 등에서 발췌한 귀에 익숙한 명곡들로 구성된 음악극 '스크루지의 크리스마스'가 신임 상임지휘자 김용훈의 취임 연주회를 겸하여 공연된다. 멋진 연출과 안무가 곁들여진 음악회이므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로 권장할 만한 음악회이다.

또한 17일(목) 김천시립교향악단은 제10회 정기연주회를 겸하여 창단 주역이었던 제1대 상임지휘자 박경식에 이어 제2대 지휘자 이일구의 취임 연주회를 가진다. 이 무대에서는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과 칼 프레쉬 국제콩쿠르 대상 수상자인 양성식(대가대 교수)의 협연으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연주회. 연말연시 가족음악회로 대구학생문화센터와 영남오페라단이 기획하여 18일과 19일에 3회 공연 예정으로 무대에 올리는 롯시니 작곡의 뮤지컬 같은 오페라 '신데렐라'. 지난 여름 동안 대공연장(1천441석)의 객석과 실내 바닥을 원목으로 전면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한 동안은 학생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신종플루와 연관하여 개방을 하지 못하다가 드디어 다시 문을 열었다. 이미 18일 낮 공연이 매진되는 등 상당한 관심의 중심에 있기도 한 이 공연의 특징은 가족 오페라 라는 점이다. 가족들과 함께 연말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봄이 어떨까 싶다. 053)550-7116.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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