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산골 여학교에 中3 수재들 몰린 뜻은…

입력 2009-12-09 10:35:13

영양여고 2.1대 1 경쟁률

영·수 학원 하나 없고 인구 1만8천명에 불과한 영양 산골지역 여고에 전국의 우수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영양여고의 2010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전국 104개교 186명의 우수 학생들이 지원해 2.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 최종 합격생은 전국 65개교 91명.

지역별로 경북도내 25개교 40명을 비롯해 ▷대구 18개교 20명 ▷경남·울산 8개교 11명 ▷경기 4개교 4명 ▷서울 2개교 2명 ▷강원 1개교 2명 ▷충청 6개교 9명 ▷대전 1개교 3명 등으로 전국에서 학생들이 지원했다.

영양여고는 개교 이래 전폭적인 재단 지원과 획기적인 교육여건 개선, 교사들의 끊임없는 교수학습 방법개선 등을 통해 꾸준히 명문대학에 다수의 학생을 진학시켜 '공교육 성공신화'를 만들고 있다.

영양여고 측은 "경북도교육청의 신입생 선발지침에 따라 내신 성적만으로 270점 이상(300점 만점 기준)의 학생들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영양여고에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은 전국 중학생 가운데 최상위급. 이 학교는 지난 2007년 자율고로 지정됐으며 2009년도 신입생 모집에서도 전국 76개교 91명의 학생을 선발, 현재 전교생은 전국 120개교 280명의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영양여고는 매년 신입생 합격자 발표 뒤 5주간 집중력 교육과 고교 1학년 주요 과목에 대한 선행학습으로 학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지난 1971년 개교 후 한때 폐교위기에 몰린 영양여고에 우수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은 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교사들의 열정, 학교 운영에서부터 교사 채용까지 모든 권한을 초빙 교장에게 부여하면서 자율성을 높인 때문.

권영택 재단이사장은 "학원 수강 및 개인 과외로 공교육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현실 속에서 '모든 교육활동은 학교 안에서'라는 목표 아래 정규교육 과정과 인성교육은 기본이고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이 매년 모의고사 및 수능에서 고득점자를 많이 배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순복 영양여고 교장은 "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역 출신이 다소 배제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도교육청에 지역학생 선발전형을 건의해 13명의 지역 출신 학생들을 뽑는 등 지역 인재육성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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