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 명문가의 후예, 김삿갓은 왜 방랑 시인이 됐나

입력 2009-12-04 14:30:15

KBS1 '역사스페셜' 5일 오후 8시

가수 홍서범은 김삿갓의 일대기를 파격적인 랩과 가사로 담아낸 노래를 불렀다. 한국 록의 거장 신중현은 김삿갓의 시에 곡을 붙인 록 앨범을 제작했다. 작가 이문열은 소설 '시인'에서 김삿갓의 삶을 소설화해 큰 호응을 얻었다. 노래, 소설, 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방랑 시인 김삿갓. 19세기 한국의 방랑 시인은 어떻게 21세기의 슈퍼스타가 됐을까.

5일 오후 8시 방영되는 KBS1 TV '역사스페셜-김삿갓 신드롬, 방랑 시인은 왜 슈퍼스타가 됐나? ' 편에서는 김삿갓의 일대기를 돌아본다.

조선 말기 세도 정치 60년을 이끌었던 안동 김씨 가문 출신 김병연. 그러나 1811년 홍경래의 난 때 항복한 할아버지 김익순 때문에 역적의 자손이 된다. 김병연은 김익순이 조부임을 모르고 그를 욕한 시로 장원하고, 후에 이를 부끄러워해 삿갓을 썼다. 김삿갓은 시대를 비웃고 백성을 껴안았던 민중 시인이었다. 당대 순조 치세에는 세도 정치가 판을 쳤다. 특정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국정은 문란해졌다. 관리들은 매관매직으로 벼슬을 얻고, 백성들에게 턱없는 세금을 매겼다. 세도가의 자식들은 과거에서 공공연히 대리 시험을 치렀다. 김삿갓은 이들을 통렬히 비판했고, 착취당하는 백성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시로 읊었다.

1863년 김병연은 객사한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에도 김삿갓은 사라지지 않는다. 삿갓을 쓰고 방랑하며 시를 읊는 또 다른 삿갓 시인들이 생겨난 것이다. 사후 150년이 다돼가는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김삿갓. 슈퍼스타 김삿갓은 지금도 죽지 않았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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