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전기車단지 구축 급하다"…대구서 세미나

입력 2009-12-04 10:09:21

부품업 미래형전환 유도…녹색성장 발맞춰 체질 개선해야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이 지능형 전기자동차가 이끄는 미래형 첨단 자동차부품 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섬유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 업체 대부분이 금형, 사출, 고무 등 전통적 산업에 매달려 있는 현재의 구조를 바꾸지 않을 경우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될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다.

3일 오후 대구테크노파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녹색성장을 위한 스마트그리드 기술 세미나'에서 서승우(46)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지역의 강점인 자동차 부품 산업이 50~60년 전의 재래기술에 머물고 있어 미래형 첨단 자동차 산업으로 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분야 최고 전문가로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 소장이기도 한 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지능형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며 "특히 2015년쯤이면 완성형 전기자동차가 등장하고, 당장 내년부터는 우리나라도 자동차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도심에서 전기차를 볼 수 있는 만큼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은 부가가치액 부문에서 2006년 1조2천억원으로 그동안 이 분야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섬유 산업(1조810억원)을 처음으로 제치며 지역을 대표하는 제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스마트그리드 등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발맞춰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지역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전기자동차 생산단지 및 협동화 단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루라도 빨리 전기자동차 생산단지를 구축하고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연계한 컨소시엄을 꾸려 전기자동차 기술 개발 및 생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지역 전기자동차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두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중국의 한 자동차 생산업체의 대표는 올 초 회사의 비전을 '전기자동차의 도요타'로 정했어요. 가솔린 차량은 부품 수가 1천400여 개나 되지만 전기차는 다 합해도 210개밖에 안 돼 충분히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에서지요."

"충북 당진에 있는 국내 유일 2인승 전기자동차 생산 기업인 'CT&T'는 올해 7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어요. 이 회사는 5년 뒤 현재의 100배인 7조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정했지요. 이 회사는 원래 골프카트를 생산하는 업체였어요. 골프카트 분야에서 전기자동차 분야로 발 빠르게 전환하면서 이 분야 일류기업으로 도약한 것이지요." 서 교수는 "CT&T의 사례는 재래종 부품에 매달려 있는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에게도 희망적인 얘기"라고 했다.

서 교수는 "지역의 배터리 기술력은 세계 일류 수준이다. 모터 구동 및 제어기술과 전력용 반도체 기술 등만 보완한다면 지역의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밝다"며 "특히 녹색성장이 정책의 핵심인 현 정부가 앞으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이 조금만 노력한다면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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