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이디 비번 전송. 지난달 630건 적발
직장인 B(40)씨는 3일 하루 두 차례나 금융사기범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오전에 회사로 걸려온 '은행 신용카드 명의가 도용됐다'는 전화는 의심이 가는 터라 금방 끊어 버렸다. 주변 동료 10여명도 같은 전화에 시달렸다. 오후에는 인터넷 메신저에 "급전이 필요하다"며 200만원을 빌려달라는 직장동료 ID의 글이 떴다. 이른바 '메신저 피싱'. B씨는 "교묘하게 대화를 거는 것에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며 "어떻게 하루에 다른 방식으로 두 차례나 금융사기 행각에 말려들 수 있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금융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사기)이 점차 지능화하고 있는 가운데 메신저 피싱이나 국제우편물을 이용한 신종 금융 사기까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7월부터 11월까지 특별단속을 벌여 보이스피싱 9건을 적발하고 51명을 검거했다. 발신번호가 식별 불가능하게 국제전화나 080, 060 등에서 국내 일반 전화번호로 표시되고, 통화를 유지하며 피해자를 현금인출기로 유도하던 것에서 ARS를 통해 숫자키를 누르면 자동으로 출금이 되게 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의 인터넷 메신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지인들에게 1대 1 대화 형식으로 돈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도 급증하고 있다. 1월 109건이던 발생 건수가 10월엔 634건으로 급증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는 메신저 피싱 피해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3일 부산에서는'240억원짜리 호주 복권에 당첨됐으니 당첨금을 받으려면 신용카드 번호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국제우편물을 이용한 수법이 등장하는 등 금융사기 기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 피해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새로운 수법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금전이나 개인정보를 전송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먼저 확인하는 등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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