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석경숙 첫 개인전

입력 2009-12-03 14:08:31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독특한 기법'다양한 작품 '눈길'

'물(水) 불(火) 바람(風) 그리고 새벽 이슬(露)의 정결함, 염색(染色) 그 끝없는 빛의 화두(話頭) 속에서…'

칠곡군 북삼읍 인평리에서 10년 가까이 목연당(木蓮堂)이란 천연염색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석경숙(56'사진)씨가 첫 개인전을 가졌다. 지난달 25일부터 나흘 동안 칠곡군교육문화복지회관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지역의 기관단체장을 비롯한 많은 주민들이 찾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만의 독특한 기법과 깊이를 담은 다양한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 몇몇 작업 기법들은 주위에서 특허출원을 권할 정도다. 명주와 면을 주로 사용하는 석씨의 천연염색에는 감이 기본 염재(染材)로 쓰인다. 그리고 대황'후박'계피'쪽'솔잎 등의 부재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맛과 멋이 저마다 달라진다.

'북극곰을 위하여'란 작품은 마치 한폭의 동양화나 서양화를 대하는 느낌이다. 더러는 피카소의 그림같고, 더러는 굽이치는 산하가 담겨 있기도 하다. 농촌진흥청 공모전 장려상을 받은 규방공예 조각보는 쓰고 남은 크고 작은 천들을 버리기가 아까워 한땀 한땀 기워서 만든 것이다.

책표지로 꾸며본 것도 그렇고 염색한 소재로 만든 손가방은 시간이 가고 손때가 묻을수록 질기고 부드러워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천연염색한 명주와 면 소재를 옷감으로 활용, 각종 의상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이불'방석'베개'가방 등 일상용품으로 다양하게 활용했다.

영주에 오랫동안 살다가 교육자인 남편을 따라 10년 가까이 칠곡에서 살아온 석씨는 천연염색과 우연하게 인연을 맺었다. 매일 흰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을 하는 남편의 옷에 봉숭아 물이라도 들여보면 어떨까 하는 시도가 칠곡교육문화회관에서 연 염색 과정 수강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자연을 담고 자신을 비우며 자신만의 세계를 가꾸어왔다. 같은 동호인들과 단체전을 대구에서 두세번 가졌지만 개인전은 처음인 석씨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잠시 돌아볼 여유가 필요할 것 같아 소박한 자리를 마련했다"는 그의 눈빛과 손길은 더 넓고 깊은 빛을 추구하고 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