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대통령이 대구경북 방문에서 새겨야 할 것은

입력 2009-12-02 11:11:00

이명박 대통령이 2일 대구경북을 방문했다. 경북도청에서 지역발전위원회를 주재하고 대구 달성군 낙동강 둔치에서 열린 낙동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에 참석한 것이다.

'세종시 블랙홀' 우려로 지역 여론이 들끓는 시점인 만큼 이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은 의미가 각별하다.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 중심 도시에서 교육과 과학이 중심이 되는 경제 도시로 바꾸면서 내놓은 수정안들이 대구경북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프로젝트들과 상당수 중복되면서 지역 민심은 격앙돼 있다. 대구경북이 유치에 공을 들이는 기업, 기관, 병원, 연구소 등이 세종시로 몰려가 지역 발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 역시 대구 구간 경우 대구업체가 따낸 공사 금액이 발주액의 10%에 그치는 등 지역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못 되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에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세종시 수정과 낙동강 살리기 사업 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지역민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야 할 것이다. 공식'비공식 라인을 통해 지역 여론을 듣겠지만 이 과정에서 걸러지거나 정제돼 전달되는 일도 없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에서 현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청취해 국정 전반에 녹여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대구경북은 어느 지역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렇기에 이 대통령과 이 정부가 성공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걱정하면서도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도 정권 연고지란 자부심과 책임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에서 대통령과 이 정부에 대한 지역의 애정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 나아가 세종시 수정, 낙동강 살리기 사업 같은 국정 현안에 이 지역의 바람을 반영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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