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날씨가 흐리면 '날이 꾸물꾸물하네'라든지, '내일은 구무를 걸'이라는 말을 곧잘 썼다. '구물다'가 원형인 이 말은 우리의 오랜 옛적부터의 고대어인데 이를 일본어로 하면 '구모루'(くもる) 즉 '흐리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은 '쓸쓸하다'라는 말도 '스슬하다, 스산하다, 소슬하다'라고 비슷한 말로 많이 쓰였는데 이 역시 일본어로는 '사비시이'(さびしい) 즉 '쓸쓸하다', '스사무'(すさむ)는 '스산하다', '스즈시이'(すずしい)는 '서늘하다' 등으로 쓰이고 있으며 그 흐름도 비슷하다.
나는 일본말을 들을 때마다 옛날 시골의 사투리를 듣는 느낌을 갖을 때가 많은데 '~단다'는 '~단다요(たんだよ)', '~졌다'는 '~쟛다(ちゃった)', '~란다'는 '~단다(だんた)', '~렴'은 '~란(らん)' 등으로 말의 끝맺음이 그대로 한국말이다.
이런 어투의 말들은 내가 어릴 적 할아버지들이 많이 했는데 겨울이면 사랑방에 모여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치면서 구수한 얘기들로 긴 밤을 그렇게 보냈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살면서 조심해야 할 4가지를 매일, 매월, 매년, 일생에 하나씩 든다면 말이란다.
첫째, 매일 조심해야 할 것은'저녁에 과식'이란다. 지금 생각해도 저녁에 많이 먹으면 살찌고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이치에 맞다. 과학적으로 볼 때 만일 600g 살찐다면 그에 대한 영양 공급과 산소를 보내기 위해서 실핏줄이 12㎞나 늘어나게 된다는데 그러면 심장의 펌프질도 강해져서 결국 건강에 무리가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얼마를 먹는 것이 과식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먹을 때 허리띠를 늘리면 과식이고, 허리띠를 끄르지 않으면 적당하다고 한다.
둘째, 매월 조심해야 할 것은 '그믐에 과음'이란다요. 대기 중의 기(?)가 보름에는 충만하나, 그믐에는 적어지기 때문에 기를 빼는 술을 이때 과음하면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몸에 해롭다는 것도 알만하다.
셋째, 매년 조심해야 할 것은 '겨울의 원행'(遠行)이다. 아마 이는 겨울에는 몸의 모든 부분이 경직되어, 사고의 위험성이 큰 때문이 아닐까?
넷째, 일생 조심해야 할 것은 '야화방사'(夜火放瀉)다. 이는 '밤에 불을 켜놓고 사정하지 말라'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음양의 조화가 깨져서 건강의 밸런스를 잃기 때문이란다. 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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