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음식점 앞에 줄을 서는 이유?

입력 2009-12-01 07:15:17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가 어느 식당이 맛있는지 알지 못해서 고생하거나 고민 끝에 선택한 식당의 음식맛이 형편없어 후회한 적은 없나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이런 일을 자주 겪는 이유는 어느 식당의 음식이 맛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경제생활을 영위해 나가면서 끊임없이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일상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합니다.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을까 하는 것 역시 일종의 선택이며 식당의 메뉴, 음식 가격, 제공되는 서비스 등이 식당을 선택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입니다. 만약 이러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러한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같은 가격에 같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식당마다 음식맛이 다르고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반면 식당 주인은 자신의 음식이 맛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식당 음식이 맛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식당을 돌아다니면서 고생을 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정보비대칭' 상황 하에서 '탐색행위'가 발생했다고 말합니다. 정보비대칭이란 상품에 대한 정보가 모든 거래주체에게 완벽하게 공유되지 못해 일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탐색행위란 정보비대칭 상황 하에서 정보가 부족한 거래주체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정보비대칭 상황에서 탐색행위를 통해 맛있는 식당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탐색행위를 하는 경우 시간, 노력과 같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탐색행위를 멈추고 선택을 하게 됩니다. 식당을 예로 들면 사람들은 일정 시간 동안 원하는 음식점을 찾다가 시간이 많이 지나면 탐색을 포기하고 근처의 적당한 식당을 선택하게 됩니다. 결국 탐색행위를 거치더라도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주체들은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호발송(signaling)과 선별(screening)입니다. 신호발송이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제주체가 자신의 정보를 정보가 부족한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전달작용입니다. 이와 반대로 선별은 정보가 부족한 경제주체가 주어진 자료를 이용하여 상품의 특성을 파악하려는 행위입니다. 식당의 예를 들면 주인은 주변 식당과 비교하여 자신의 음식이 맛있다면 특정 신호를 통해 소비자에게 이를 알리고자 합니다. 방송사의 맛집 소개에 방영되었다는 안내 간판을 설치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전부터 사용되는 전형적인 방법은 손님이 가득 차거나 줄이 길게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줄이 길게 늘어선 식당의 모습은 음식이 맛있다는 일종의 '신호'입니다.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은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통해 맛있는 음식점을 '선별'합니다. 정보비대칭 상황하에서도 경제주체들은 이러한 신호와 선별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선택, 즉 음식 맛이 좋은 식당을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상만(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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