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화' 이후 지역 변화 기류…MB 의지 확인에도 우려는 여전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이후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대구경북 분위기도 다소 변화의 기류를 타고 있다. 세종시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과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가 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지역 의원들은 주말 동안 지역구를 다니면서 여론 추이를 주시했다. 특히 혁신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지역 의원들은 내달 2일 혁신도시의원 모임을 통해 혁신도시 추진 촉구 성명을 준비하는 등 세종시 추진 백지화에 따른 불똥이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대통령의 대화로 (세종시)수정에 찬성하는 여론이 늘어난 것 같지만 원안 고수 쪽의 활동에 따라 여론이 출렁일 것 같다"면서 "대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쉽게 동의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우 의원(김천)은 "확실히 (세종시를)바꾸기는 바꾸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우리 지역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확실히 믿지는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역 의원들의 반응은 계파에 따라 확연하게 달랐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세종시 수정으로 악화된 여론이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봤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대안이 나올 때까지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겠다"며 함구했다. '지방분권론자'를 자처하는 김 의장은 '주요당직자로서 개인적 의견을 미리 밝히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정부안을 기다려본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은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사과하고 할 말을 다했다.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고 긍정 평가하고 "대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의 대안 발표 때까지 지켜보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계속 잘못 갈 수는 없지않느냐"고 덧붙였다. 중립 성향의 김광림 의원(안동)도 "진솔하게 사과한 대통령의 대화는 설득력이 있어 여론이 많이 돌아선 것 같다"고 평가하고는 "지역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으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이한구 의원은 "(국민과의 대화를)잘했으면 몰라도 준비도 잘 되지않았더라"고 혹평하면서 "구체안이 나오지 않아 원론적 공방만 되풀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방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려면 구체적 반증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지방 어디로 가기로 한 것을 세종시에 가져가지 않겠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유치할 수 있는 것을 세종시에 몰아가고 있다는 우려를 (대통령이)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상기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북을)은 "세종시로 대구가 유치 희망하는 대기업과 외국기업, 교육기관들이 상당수 흘러가기 마련"이라며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방에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구가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친이계인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은 "친이, 친박이 더 갈라지는 것 같다"며 "지방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우려는 여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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