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남자-여자들'학과 홍보 선봉에 서다

입력 2009-11-27 07:29:27

대가대 플라워디자인과 학생들

대구가톨릭대 플라워디자인과 학생들이 대입 정시모집을 앞두고 모교 방문 홍보활동을 펼치기 위해 팸플릿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플라워디자인과 학생들이 대입 정시모집을 앞두고 모교 방문 홍보활동을 펼치기 위해 팸플릿 등을 준비하고 있다.

'21세기 녹색문화를 선도하는 엣지 걸 엣지 보이가 되자.'

대구가톨릭대 플라워디자인과 학생들이 대학입시철을 맞아 자신이 졸업한 고교를 방문, 학과 홍보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교수들이나 입학팀 위주로 대학 홍보를 벌이는 것과 비교하면 이색적이다.

플라워디자인과 재학생 14명으로 구성된 홍보단이 활동을 시작한 건 대입 수시모집을 앞둔 지난 8월. 신세대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슬로건을 직접 만들고, 학과 홍보 책자와 팸플릿, 고교생들에게 보여줄 사진자료 등을 챙겨 모교를 찾아갔다.

고교들은 학생들의 수능 준비에 방해가 된다며 대학 교수들조차 문전박대하기 일쑤지만 졸업생들까지 냉대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까지 30분~1시간 동안 교실을 돌아다녔다.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은 따로 모아 구체적인 진학 상담까지 진행했다. 고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홍보 자료를 올려 학과 홈페이지 방문을 유도한 뒤 인터넷 상담을 받기도 했다.

홍보단을 주도한 학생회장 김일범(24·3학년)씨는 모교인 고령의 대가야고를 맡았다. "졸업한 지 6년이 됐지만 사립고라 많은 선생님들이 그대로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처음엔 쑥스러웠지만 고령 집에 갈 때마다 학교를 찾아갔죠. 후배들과 얼굴이 조금씩 익어 학과 홍보뿐만 아니라 진로와 진학 상담까지 해줬더니 모두가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그동안 이들이 다닌 고교는 모두 여덟 곳. 대구와 경산, 영천, 고령, 울산까지 모교가 있는 곳은 어디든 함께 다녔다. 가는 곳마다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플라워디자인과를 꽃꽂이 기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여학생들이나 가는 학과로 치부할 정도로 이해가 낮은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김씨는 "학교 안에 들어가지 못해 밖에서 기다렸다가 학생들을 만난 경우도 있었다"며 "자격증 취득이나 공무원으로의 진출 가능성 등을 설명해주면 남학생들이 더 흥미를 보였다"고 말했다.

홍보 활동을 계속하는 동안 학생들에게 생긴 또 다른 소득은 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커졌다는 점이다. 자신이 먼저 학과와 전공 분야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 홍보의 효과가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덕이었다.

플라워디자인과 학과장인 김홍열 교수는 "학생들이 워낙 열심히 활동해 교통비와 식비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며 "다음달 정시모집을 앞두고 한 차례 더 대대적인 모교 방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수능이 끝난 후라 한층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엣지(edge)-가장자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로 독특하고 차별화된다는 의미로 신세대들에게 흔히 쓰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