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춤 신명을 나누다

입력 2009-11-26 14:26:16

창단 20년 맞은 구미시립무용단

지난 1989년 창단, 20년째를 맞은 '구미시립무용단'이 이달 20일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정기공연을 갖고 구미시민들과 함께 성년 의식을 치렀다.

구미시립무용단은 예술의 개성, 혁신,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민족 춤과의 통합적이며 규범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서 지역 춤사회 영역 확대에 기여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대구경북에선 드물게 전통 민속무용 전문공연을 위해 창단된 무용단의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의 춤과 가락을 갖고 '맛으로 멋으로'란 주제로 부채춤과 살풀이춤, 반고무, 한량무, 사랑의 춤, 진도북춤, 모듬북 합주, 소고춤 등을 박정희 무용가(사회)의 해설을 곁들여 선보였다.

부채춤에서는 무용수들이 펴고 접는 부채의 소박하고 운치 어린 선율을 배경 삼아 인위와 자연을 기하학적 구도에 담아 펼쳐갔다. 부채를 이용해 화려한 선율과 율동으로 산과 꽃, 파도, 나비 등 다양한 자연을 그려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종교적 속성이 강한 살풀이춤은 원래 흉살을 미리 피하도록 하는 살풀이굿에서 무당이 살풀이 음악에 맞춰 추던 춤이 전통 속에서 길러지고 가꾸어지는 과정을 통해 전통춤의 하나로 발전한 것으로 신비롭고 자유로우며 환상적인 춤사위는 예술적 차원을 넘어 종교적 경지에 이르기에 충분했다.

풍요의 기쁨을 표현한 아낙네들의 춤인 반고무는 중국 연변의 반고를 이용, 원래 동작에 우리 가락과 신명의 몸짓을 접목시켜 여성 군무로 재창작을 시도했다. 조선시대 기생집에서 풍류를 즐기던 양반들의 춤인 한량무는 절제되고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전통 춤의 은근함과 현대 춤의 극적 표현성을 접목한 세련된 감각이 넘쳐 흘렸다.

한송이 예쁜 꽃으로 피어 지나가는 바람에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춤, 북을 허리춤에 차고 양손에 쌍 북채를 들고 추는 진도북춤은 남성적인 힘과 여성적인 섬세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멋과 흥취가 돋보였다.

또 모듬북합주와 덧배기 장단에 맞춰 작은북을 들고 추는 소고춤은 땅 다지기, 물 푸기, 씨 뿌리기, 모심기, 수제비 빗기, 실패 감기 등 농사와 일상생활 동작을 춤으로 형상화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공연을 지켜본 한국예총 구미시지부 박태환 지부장은 "오늘 같은 환상적인 춤공연을 구미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며 찬탄했다. 무용단 추현주(41'여) 훈련장은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가락을 통한 신명과 흥겨움을 무대를 통해 관객과 나누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지난 1989년 12월 20일 창단된 무용단은 모두 42차례의 정기공연을 비롯 수많은 국내외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춤과 무용을 알리는 데 앞장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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