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공사 지역업체 참여 높여 달라"

입력 2009-11-25 09:23:03

"건설·건축 관련 공기업들이 대구에서 사업을 벌일 때 지역업체에 일감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유지시켜 주세요."

25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및 각 업계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경제상황보고회에서 각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경기상황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관계 기관에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상의는 미미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서는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어 주세요"

▷건설업계 "너무 어렵습니다"

대구지역 건설업계는 이날 보고회에서 "건설산업은 관련 산업을 포함했을 때 총생산의 15%를 차지, 산업연관효과가 매우 크지만 지역 공사에 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너무 좁아 지역경제 전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국가 공기업 공사는 대구시 발주 공사보다 금액이 더 많은데도 불구, 지역업체 수주 비중이 20%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역내 건설업계는 국가 공기업 공사의 지역본부 자체발주를 크게 확대, 향후 지역에서 시행될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기반 조성공사 등에서 역내 업체들이 최소 절반 이상 비율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역내 건설회사들은 또 "9월 기준으로 대구의 미분양 주택 숫자는 1만7천43가구로 전국 광역시 중 최고치"라며 "2008년 6월 11일 기준 미분양 주택 및 2010년 6월 30일까지 준공하는 주택을 취득·등기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취득·등록세 50% 감면제도를 지방에 대해서는 2011년 6월 말까지 1년 연장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인프라를 갖춰 주세요"

대구권 차부품업체들은 차부품업체가 몰려있는 경산과 현대차가 있는 울산 효문산업단지를 바로 연결하는 산업도로 건설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차가 초저원가 부품 공급력을 요구하면서 현대차와의 거리를 좁히라고 요구하고 있어 도로 건설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역내 기업들은 또 서울발 대구행 KTX열차의 서울 막차(현재 오후 10시)가 너무 빨리 끊어져 서울에서 잠을 자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시간과 비용의 지출이 너무 크다고 했다. 대구경북에서 돈을 벌어 서울에서 숙박료로 돈을 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오후 11시 이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대구행 KTX 열차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했다.

성서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은 성서2차단지와 4차단지 사이 대명천의 악취가 심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대명천 오수차집 공사 완공을 최대한 앞당겨달라고 건의했다.

▷"세금 부담 큽니다"

업계는 정부가 올해 말로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끝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올해 말로 예정된 일몰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것.

업계는 "이 제도는 1982년 도입 후 28년 중 20년 동안 시행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전제로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란 기업이 기계장치·설비 등의 사업용 고정자산을 신규 구입한 경우 투자 금액의 일정액을 각 과세 연도의 산출세액에서 임시로 감해주는 것이다.

기업들은 또 "근로자들이 연말 정산 서류를 틀리게 기재했을 때 기업이 원천징수세액을 잘못 납부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때 기업은 미납세액의 5~10%를 가산세로 무는 사례가 생긴다"며 "근로자의 서류 작성 잘못으로 기업에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했다.

◆역내 경제는 나아지는 중

대구상의는 이날 보고회에서 올 하반기 들어 역내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대구의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1%를 기록, 경기회복기의 제조업 평균가동률 80%를 여전히 밑돌고 있지만 연초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올 1월 65%까지 떨어졌던 역내 중소제조업 가동률은 9월 73%대까지 회복됐다.

역내 기업들의 금고 사정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의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의 자금사정BSI는 10월 중 99를 기록하며 6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소비심리도 다소 풀려 대구경북의 차 판매량이 9월과 10월 각각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89%와 42% 늘어났다고 대구상의는 집계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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