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숙 지음/문학세계사 펴냄
강문숙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따뜻한 종이컵'을 펴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살아있는 것과 삶,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녀의 시에는 조화롭고 긍정적인 언어들이 시종 등장한다.
'너무 쉽게 죽음을 노래하는 이여/ 죽음이 따뜻하다, 관념의 젓가락으로/ 뒤적이는 일은 삼가주시기를/ 둥근 무덤이 아무리 따뜻해 보인다고 한들/ 그 속으로 쉬이 들어가 눕고 싶은 이, 어디 있으리' -따뜻한 것- 중에서.
이 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시인은 '죽음이란 멋진 수사로 과장되게 표현하는 무엇이 아니다. 무덤이 아무리 따뜻해보여도 우리가 살 비비며 살아가는 오늘의 따뜻함에 비길 수 없다'고 말한다. 흔히 시인들은 죽음의 재조차 예사롭게 뒤적거리지만, 진실로 죽음을, 사멸한 재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시인 강문숙이 그렇다. 10년 전 큰 수술을 받았던 시인은 '함부로 죽음을 입에 담을 만큼' 작지 않다. 강문숙의 시를 읽다보면 치기 어린 표현으로 '문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시인들과 덜 삭은 우울을 과장해 스스로를 유폐시키는 '아이'들이 우스워진다.
세상에 '따뜻함' '둥근' '긍정' '아침' '햇빛'을 제목으로, 시적 이미지로 쓸 수 있을 만큼 용감한 시인은 드물다. 강문숙은 아랑곳하지 않고 쓴다. 그녀는 세상을 알고, 사람을 알고, 삶을 안다. 123쪽, 7천원.조두진기자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이진숙 국무회의 제외 결정…"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강선우 '스쿨존 내로남불' 이어 '갑질 내로남불' 의혹에 우재준 "李대통령 어찌 볼지"
[홍석준 칼럼] 우물안 개구리가 나라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