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철탑산업훈장 이광옥 ㈜반도 대표

입력 2009-11-24 09:38:39

대구 성서공단의 플라스틱 필름 전문 제조업체인 ㈜반도는 근로자가 30여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식경제부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갖는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는다.

반도와 함께 이날 시상대에 오르는 기업들은 삼성전자, STX엔진, 아시아나항공, 하이닉스반도체, 한국전력공사, SK에너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 업체들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 반도가 '큰 일'을 해낸 것이다.

"창의적으로 품질 경영을 잘한 기업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사실 대기업들이 받는 이런 상을 중소기업이 받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하지만 '작은 기업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반도 이광옥(68·사진) 대표. 그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 가능했던 것은 플라스틱 필름 한 분야에 대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한우물 파기 전략' 덕분이라고 했다. 한눈 팔지 않고 필름 기술 분야에서만은 세계 최고가 되겠다며 40여년간 뛰었다는 것이다.

"식품포장재 등에 저희 필름을 입히지 않고는 예쁜 포장 인쇄가 불가능합니다. 소비자들의 눈을 확 끌어들이는 역할을 저희가 해주는 겁니다. 특히 식품 포장재에 널리 사용되는 라미네이팅용 필름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을 저희가 단독으로 국산화해냈습니다. 수입대체효과를 이뤄낸 겁니다."

기술 선진국 일본의 도레이사가 투자한 도레이새한에도 반도는 정전기가 방지되는 기능을 하는 필름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도 품질 우수성을 인정한 것.

"근로자가 30여명 뿐이지만 반도는 연구소가 있습니다. 연간 매출액의 3%를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회사의 모든 근로자들이 품질 분임조를 만들어 스스로 연구합니다. 그러다보니 각종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오고 저절로 좋은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저희 회사 근로자들은 전국 품질분임조 경연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쓸어왔습니다."

이 대표의 경영철학에는 '해고'라는 단어가 없다. 그 때문에 회사가 글자 그대로 한덩어리처럼 움직인다.

"지난해 말 금융위기 직후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해고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에는 해고가 없기 때문이죠. 단 한 마디의 말도 안했는데 직원들이 앞장서서 월급을 반납하겠다고 하더군요. 3개월 만에 위기를 극복했고 흑자로 재무구조가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지만 강한 기업 반도의 힘입니다."

이 대표는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던 약봉지 필름을 곧 개발, 조만간 상용화한다고 했다. 전 직원들이 함께하는 일심동체형 연구개발이 갈수록 빛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