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나는 다시 돌아온다."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1875~1953)가 떠나면서 남긴 섬뜩한 말이다. 이런 말을 내뱉을 만큼 신념이 있는 인물이었을까?
1875년 오늘, 가나자와(金澤)의 사무라이 집안에서 태어나 청일전쟁 중 육사에 입학했다. 육군 4사단장, 대만군 사령관을 거쳐 1936년 예편했다. 실전 경험은 없었다. 1939년 계파 싸움을 하던 육군에서 중도파였던 탓에 4개월간 총리를 지냈고 1944년 7월부터 종전 때까지 조선 총독을 했다.
1945년 9월 9일 미군이 진주해 총독부에서 국기 게양식을 하자, 할복을 시도했다. 피부만 조금 벗겨졌을 뿐, 시늉으로 여겨졌다. 나중에 전범 혐의로 체포됐지만 무죄 석방됐다. 일련의 행동을 볼 때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약자에게는 악랄하고, 강자에게는 비겁한 인간의 전형이 아니겠는가.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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