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휘의 교열 단상} 가슴을 졸이고

입력 2009-11-23 11:19:38

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공인회계사 등 전문 자격사의 합격 인원을 늘리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자격사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 용역을 받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월 11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문 자격사 시장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또 KDI는 전문 자격사의 규제 완화를 위해 우선 시장 진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변호사와 법무사에 대한 최소 합격 인원 제도를 도입하고 변리사,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의 최소 합격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하얀 김을 모락모락 내며 엿가락처럼 쭉쭉 늘여지는 가래떡을 보면 산속 계곡에 얼지 않은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워낭'은 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을 뜻한다."

앞의 예시문에 나오는 '쭉쭉 늘여지는' '턱 밑으로 늘여'에서 '늘이다' '늘리다'를 구별해 보자.

'늘이다'는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거나 본디보다 더 길게 한다는 뜻으로 "커튼을 늘이다." "엿가락을 늘이다."로 활용한다. '늘리다'는 본디보다 넓어지거나 생활 따위가 넉넉해지다라는 '늘다'의 사동형으로 늘게 하다란 뜻이며 "땅을 늘리다." "재산을 늘리다."로 쓰인다. '늘이다'는 길이를 길게 하다, '늘리다'는 세력이나 양 따위를 크게 하거나 많게 하다로 구분하면 된다.

'늘이다' '늘리다'와 같이 '조리다' '졸이다'도 혼동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조리다'는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하여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국물이 적게 바짝 끓이는 것을 말한다. "생선을 조리다." "멸치와 고추를 간장에 조렸다."로 활용한다. '졸이다'는 찌개, 국, 한약 따위의 물이 증발하여 분량이 적어지다라는 '졸다'의 사동형으로 큰말은 '줄이다',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는 것을 뜻한다. "찌개를 졸이다." "마음을 졸이다."로 쓰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 12일 치러진 후 고3 교실이 뒤숭숭하다고 한다.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은 수시 합격생과 논술고사 준비생, 정시모집을 앞둔 학생 등이 뒤섞여 일관된 수업이 어려운데다 올해부터는 정시 논술 실시 대학이 급감하고 신종플루까지 겹쳐 수능 후 특별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12월 9일 수능 성적 통지를 앞두고도 수시2차 원서 접수와 합격자 발표, 논술과 면접고사 등 대학 입학을 위한 전쟁을 계속해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는 가슴을 졸이는 긴긴 시간이 될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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