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달렸나…오리온스 뒷심 부족 2연패

입력 2009-11-23 09:10:48

주말 부산 KT·창원 LG에 져 상승세 제동

대구 오리온스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3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는 21일 부산KT전에서 80대88로 패한 데 이어 22일 창원LG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9대84로 지면서 원정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김승현의 지휘 속에 상위권 팀들과 대등하게 맞섰으나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하는 바람에 연패에 빠졌다.

이번 2연전에서도 김승현이 드리블과 패스로 수비 시야를 흔들며 공을 공급하자 허버트 힐과 이동준은 쉽게 득점을 올렸다. 힐은 뛰어난 득점 능력을 갖고 있지만 외곽까지 나와 공을 잡은 뒤 치고 들어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지칠 수밖에 없고 이동준은 의욕이 넘치고 운동 능력도 좋지만 스스로 공격 찬스를 만들기에는 아직 기량이 설익은 상태이나 김승현의 지원으로 활개를 쳤다.

KT전에 이어 LG전에서도 오리온스는 김승현을 거의 전 시간 출장시켰다. 김승현이 코트에 나서면 오리온스의 공격력은 한층 날카로워져 어느 팀과도 공격에서 맞불을 놓을 수 있는 데다 KT, LG와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상승세에 더욱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 허리 디스크 증세가 있어 김승현의 출장 시간을 조절해왔으나 이번 2연전은 놓치기 아까운 기회였다.

김승현은 기대대로 강한 상대를 맞아서도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나갔다. 21일 15점 8어시스트, 22일에는 9점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을 진두 지휘했다. 특히 22일 경기에서 그의 경기 운영 능력이 빛을 발했다. 힐(30점 13리바운드)과 이동준(21점 10리바운드)은 상대 수비의 빈틈으로 찔러주는 김승현의 송곳 패스를 받아 골밑에서 보다 손쉬운 득점 찬스를 얻었다.

하지만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전날 3쿼터까지 62대63으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도 4쿼터에서 밀리며 패한 데 이어 22일에도 연장까지 가서 고배를 마셨다. 70대69로 앞선 4쿼터 16.6초 전 앤서니 존슨이 LG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중 1개만 성공한 뒤 크리스 알렉산더에게 골밑슛을 허용, 연장에 접어들었고 존슨이 막판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LG는 3점슛 4개를 적중시킨 이현민(24점 4어시스트)과 백인선(20점 6리바운드), 문태영(20점 9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오리온스를 힘겹게 제쳤다. 전반 이현민이 오리온스로 완전히 넘어갈 뻔 한 승부의 흐름을 되돌렸다면 후반에는 백인선이 맹위를 떨쳤다. 지난 시즌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포워드 백인선은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치는 등 경기 후반에만 18점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울산모비스는 원주동부를 70대66으로 제치고 6연승을 거두며 KT, 동부와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전주KCC는 서울SK를 84대83으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