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무골성지·한티순교성지…인근 천주교 유적지 많아

입력 2009-11-21 07:56:28

칠곡은 천주교 유적지가 많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요람지라 할 수 있는 신나무골성지, 한티순교성지, 왜관의 가실성당과 성베네딕도왜관수도원 등이다. 순례를 통해 그 의미를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코스다.

한티순교성지는 대구에서 한티재 가는 길에 있다. 해발 600m의 깊은 산중의 한티순교성지는 1815년 을해박해 때부터 형성된 천주교 교우촌이다.

한티순교성지는 그 옛날 천주교 신자들의 최후 피란처였다. 을해박해 당시 천주교 신자들은 대구 인근의 산간벽지로 피해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으며 한곳에 모여 살았는데, 이 때 정착한 곳이 바로 한티였다. 그러나 이곳에 정착한 후에도 수차례 관군의 습격을 받아 많은 신자들이 순교하게 돼 오늘날 한티순교성지로 일컫게 된 것이다.

한티순교성지는 우리나라 천주교 발상지인 경기도 광주의 천진암 성지,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묻힌 경기도 안성의 미리내 성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이다. 한티순교성지는 신나무골성지와 더불어 순교사를 되살리고 피정 연수를 위한 순례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피정은 천주교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생활에 필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쇄신을 위해 어느 기간동안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묵상과 자기 성찰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것을 말한다.

지천면 연화리의 신나무골성지는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처음 움이 튼 요람지라 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100년 박해의 최종단계였던 병인년(1886)대박해의 여파로 외국인 신부가 대구로 들어가 선교활동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대구에서 60리 거리에 있는 신나무골에 3년간 은신하며 선교활동을 벌인 것이다. 외국인 신부는 신나무골에서 대구와 대구 인근의 신자들과 함께 성사를 보았고, 때론 대구 서구 등 공소를 돌며 선교활동을 폈다. 이 때문에 신나무골은 대구를 비롯 경상도 여러 성당 발전의 요람지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왜관읍내에 자리한 성베네딕도왜관수련원은 독일베네딕도회가 그 시작이다. 1909년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수도원의 수도자 5명이 서울에 파견돼 교육사업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북한에서 선교와 사회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이 공산화되면서 수도자들이 박해를 받자 이를 피해 1952년 왜관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후 교육과 복지 등 활발한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다. 피정의 집에서 피정 숙박을 할 수 있다.

왜관읍 낙산리에 위치한 가실성당은 1894년 설립된 경북지역 초기 천주교 건물로 도지정문화재이다. 현 건물은 1922년에 지은 고딕식 벽돌 건물이다.

6·25전쟁 당시에는 북한군이 이곳을 병원으로 활용하면서 전화(戰禍)를 피할 수 있었다. 가실성당은 웅장함과 내부의 화려한 장식 등으로 근대를 대표하는 종교건축물이다. 2005년부터 낙산성당을 원래 이름인 가실성당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이종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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