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사냥' 대구시립극단 문예회관서 12월 9~27일 공연
참, 사람 사는 게 그렇다. 나에게는 소박한 바람인데 남들은 탐욕이라 손가락질한다. 나는 심각하게 똥줄이 타는데 남들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생각하다보니 열 받는다. 믿을 놈 한 놈 없다. 친구도, 자식 놈도 그렇다. 다 도둑놈이다. 슬프다. 그래도 어쩌겠나. 세상이란 게 그런 것을.
대구시립극단이 12월 9~27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돼지사냥'을 공연한다.
'돼지사냥'은 2001년 전국연극제 대상 수상작으로 지역 소극장에서 흥행을 끌었고, 이번에 7년 만에 다시 지역 무대에 선보인다.
연출자 한전기는 "'돼지사냥은'의 메시지라면 우리 사는 꼬라지가 이렇다는 것, 내 욕심을 위해 남을 헐뜯지만 스스로는 꿈에도 욕심이라 생각지 않는다는 것, 그런 사람을 비웃으면서도 감히 그렇게 살지 말라고 욕하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미디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사회극'이다.
'돼지사냥'의 무대는 서부리라는 가상의 공간. 유난히 생돼지고기 식당이 많은 서부리에서 어느날 300근짜리 씨돼지가 사라진다. 욕쟁이 돼지할매는 그날부터 식칼을 손에 들고 온 동네를 찾아 다닌다. 약은 체 하지만 실제로는 어리숙하기 짝이 없는 주민 천씨와 방씨도 돼지 찾기에 동원된다. 얄궂게도 이날 또 한 명의 돼지를 찾아 비밀 수사관이 이 동네에 급파된다. 돼지할매의 골칫덩이 막내아들(별명 '돼지')이 탈옥을 한 것이다! 두 돼지가 없어진 난리통 속에서 '원조 서부리 쌩돼지식육식당' 구회장과 '본조 서부리 쌩돼지식육식당' 신회장은 군의원 출마를 앞두고 서로 헐뜯기에 혈안이다. 앞에선 형님 아우하면서 뒤로는 관청에 온갖 투서와 거짓 고변을 일삼는다. 이런 한심한 동네에서 다방레지 '가락'이만 그나마 제정신인 인물이다. 빨리 돈 벌어서 이 지긋지긋한 촌구석을 벗어나는 게 유일한 꿈이다.
연극은 8명의 독특한 캐릭터가 펼치는 정신없는 연기 속에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2002년 이 연극을 본 기억을 되살리자면 하도 웃다가 시간 가는줄 몰랐다. 마지막 장면이 뒤통수를 후려갈기기 전까지는. 연출가는 "초연 때와 달리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작업해 더 농도 짙은 내용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월·화 공연 없음). 입장권 1만2천원(예매 1만원) 문의 053)606-6344.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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