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에 오면 이런 재미가 있어요]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 양지연수원

입력 2009-11-19 11:20:10

숙박시설'찜질방'결혼식장까지…지역 명소 변신

북쪽에서는 벌써 눈소식이 들려오지만 대구 근교에는 늦가을이 아직도 미련을 남겨두고 있다. 벼베기가 끝난 들녘이며 단풍이 막바지에 이른 산기슭에는 만추의 서정이 머잖은 계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지만 햇볕만 있다면 낮시간에 아직도 낙엽을 밟으며 걸을 만하다. 경부고속도로 왜관 IC를 빠져나와 오른쪽 칠곡 석적'가산 방향으로 10분 남짓 가다 보면 '문화공간으로 변한 폐교'와 '신비의 도로'를 만난다.

석적과 가산 방면으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왼쪽에 마치 커다란 정원 같은 공간이 자리하고 있는데 석적읍의 옛 망정초교 자리이다. 폐교가 되어 버려진 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한 사업가가 정성 들여 가꾸어서 아름다운 연수원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탄생시킨 곳이다.

현재 이름은 '양지연수원'. 학생들이 떠나고 없는 학교를 사들여 연수원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대구'구미에서 사업을 하는 박용해(60)씨이다. 문화 예술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그는 이곳에 잔디와 꽃, 소나무 등을 옮겨심고 내부시설도 새단장을 했다.

우선은 회사 직원들을 위한 연수원으로 리모델링한 것이 세미나실과 숙박시설에다 황토찜질방과 잔디축구장'야외 결혼시설까지 마련하면서 연간 수천명이 다녀가는 명소로 변했다. 박씨는 도자기 공예 체험장을 설치할 계획인 것은 물론, 조만간 저명한 해외동포 건축가가 설계한 박물관까지 갖춘 독특한 문화공간으로 재변신을 꾀한다는 생각이다.

이 연수원은 누구나 실비로 사용할 수 있다. 단체 20명 이상이면 숙박이 가능해 웬만한 계모임이나 동기회 모임 등에도 적격이다. 식당에 노래방 시설도 갖추고 있어 함께 여흥을 즐길 수도 있다. 소규모의 음악회나 전시회를 갖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마침 이곳에서는 올해 매일신문 창간 63주년(7월 7일)과 전국 일간지 중 다섯번째(대구경북에서는 처음)로 지령(紙齡) 2만호(8월 4일)를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한나절 구경거리로는 충분하다. 2'28 학생의거와 5'16 직후 대구에 온 박정희 소장, 사라호 태풍, 서문시장 화재, 새마을 사업, 2002월드컵, 하계대구유니버시아드(U)대회,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등과 관련한 특종 사진과 작품 사진들이 대구경북의 지난 발자취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인다.

연수원이란 간판 때문에 아름다운 내부 공간을 찬찬히 돌아보지 못하고 입구에서만 서성거리다가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연인이나 가족끼리 편하게 들어와 사진전을 관람하고 이리저리 거닐다가 찻집에서 따뜻한 차도 한 잔 주문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이곳에서 한'폴란드 수교 20주년 기념음악회와 각종 전시회가 열렸으며, 가정의 달이나 어린이날 등을 맞아 크고 작은 잔치도 많이 베풀었다. 박씨는 "칠곡의 명물 문화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에 어울리는 새 이름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054)975-0300/ www.yangji-fresh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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