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현직 단체장 끊임없는 불협화음…유권자 심판 관심
김형렬 대구 수성구청장과 이종진 달성군수는 재선 의지가 확고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전 단체장과 사이가 좋지 못하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김 구청장은 김규택 전 구청장과 법정소송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 군수는 박경호 전 군수와 갈등보다는 불협화음에 가깝다는 얘기가 들린다.
◆수성구청장
전·현직 구청장 간에 갈등이 진행형인 지역이다. 김형렬 구청장과 3선을 지낸 김규택 전 구청장 간의 알력은 지역 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사소한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갈등은 '전 구청장 측근이 인사 때 모두 좌천됐다' '전직 구청장이 닦아놓은 기반을 현직 구청장이 어지럽히고 있다' 는 등 각종 소문이 잇따르면서 증폭됐다.
법정 다툼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김 전 구청장이 지난해 말 김 구청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었고, 3월 고소를 취하했다. 김 전 구청장은 당시 "흑백을 가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구청 안팎에서 전·현직 구청장 간에 갈등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아 대승적 차원에서 소를 취하하게 됐다"고 말해 감정이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실제 두 사람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아직도 흐른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공천 국면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구청장은 재선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신 아들 김대현 대구시의원이 출마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전·현직 구청장의 갈등이 아들에게까지 이어진 형국이다. '한나라당 공천=당선'의 대표적인 지역인 탓에 김 구청장과 김 시의원 모두 한나라당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으로 약점이 있다. 김 구청장은 지난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다. 중립을 선택한 이한구(수성갑), 친이의 핵심인 주호영 특임장관 겸 의원(수성을)과 정치적으로 다른 배를 탄 형국이다. 이 때문에 두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 구청장은 "관계가 많이 회복됐고 두 의원 모두 우호적이다"고 강조했다.
김 시의원에게 아버지인 김 전 구청장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그늘이다. 전 구청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김 의원이 성장하는 데 자양분이 됐지만 일각에서는 '짧은 기간에 부자(父子)가 구청장을 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시의원은 "수성구를 발전시킬 정책과 비전이 있다"며 인물론을 강조하면서 "현 구청장과 사이가 좋다"고 갈등설을 애써 부인했다.
두 사람이 거친 공방을 벌이는 사이 제3의 인물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이진훈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이다. 본인은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 선거에서도 출마설이 흘러나온 전력이 있다. 주 특임장관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구청장과 김 시의원이 진흙탕 싸움을 벌일 경우 어부지리로 공천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경동 전 수성구의회 의장도 한나라당 공천 신청할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의장은 "공천은 신청하지만 그 이후 행보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해 시의원 또는 구의원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때 출마설이 나돌았던 정기조 전 대구시의원은 시의원 출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달성군수
박경호 전 군수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이다. 박 전 군수는 달성군수를 두 번 거쳤고, 현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역구 사무실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군 행정을 전담했던 전력과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정치적인 무게에다 재력까지 겸비한 덕분에 지역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재직할 때 부군수를 지낸 이종진 군수가 지난 선거에서 공천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일각에서 박 전 군수와 이 군수 간에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군수는 더 이상 군수 선거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박 전 군수는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전력 때문에 지난 선거에 불출마했었다. 그는 "군수를 한 번 했거나, 두 번 했거나 군수를 한 것은 매한가지다. 더 이상 군수 선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목표를 이루면 그 뒤를 잇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 전하는 불협화음의 내용은 이렇다. 이 군수가 군청 공무원 인사에서 박 전 군수를 따르던 직원의 승진 등 인사를 챙기지 않았고, 이에 대해 박 전 군수가 개인적으로 친한 인사들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 이 같은 불만이 밖으로 흘러나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두 사람 간의 불협화음이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불협화음설을 부인했다. 박 전 군수는 "이 군수와 큰 문제가 없다"며 "소문이 나서 이 군수와 직접 통화를 해서 오해를 풀었다"고 말했다. 이 군수도 "박 전 군수를 모셨던 사람으로서 나쁜 감정이 있을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라고 부인했다.
주변에서는 이 군수는 재선 의지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군수는 출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출마 여부를 지금 밝히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현직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특성상 박 전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출마 여부를 미리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대곤 한나라당 중앙상임위원도 당 공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현풍중·고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총선에서 중·남구에 공천을 신청한 전력이 있다. 현풍이 고향이지만 운영 중인 건설업체가 남구 봉덕동에 위치한 때문이다. 당원으로 활동한 지 3년여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당에 익숙하지 않지만 박 전 군수는 호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원 달성군의회 의장도 출마설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이 의장은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며 "상황을 봐 가며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공천이 여의치 않으면 대구시의원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태 전 대구시의원의 거취도 관심사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시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185표 차로 아깝게 떨어진 전력이 있는 만큼 지역에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이 있다. 박 전 시의원은 시의원에 다시 도전할지, 군수 선거에 뛰어들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주변의 많은 분들과 상의하고 있다"며 "주변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화 달성군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장도 출마설이 나돈다. 달성군 기획감사실장을 지낸 공무원 출신으로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이 돕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 회장은 "주변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곽병진 한국산업단지공단 감사도 공천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김문호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는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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