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과의 전쟁' 어떻게

입력 2009-11-16 15:04:17

'식스팩' 전사…건강미와 남성미 함께

▲뱃살은 건강의 적이다. 뱃살을 없애려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뱃살은 건강의 적이다. 뱃살을 없애려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물컹거리는 뱃살이 허리띠를 덮었어요." "먹는 양을 줄였는데도 뱃살이 나옵니다."

조금씩 불어나는 뱃살을 잡고 한탄을 늘어놓는 사람이 많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잠시 방치했을 뿐인데도 배는 자꾸만 앞과 옆으로 부풀어 오른다. 적게 먹고, 운동을 해보지만 결국은 작심삼일에 그치고 한번 나온 배는 들어갈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한때 '인덕'(人德), '인격'의 상징이 되었던 뱃살이 이제는 각종 성인병을 불러오는 '공공의 적'이 됐다. 한 움큼 잡히는 뱃살과 작별할 방법은 없을까.

◆'똥배' 없는 건강한 삶

강정구(62)씨는 외모를 봐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169㎝의 키에 몸무게는 62㎏. 탄력 있는 몸매와 피부는 40대로 보인다. 무엇보다 강씨는 뱃살이 없다. 허리 76㎝(30인치)인 바지 사이즈는 40대 이후로 변한 적이 없다.

비결은 간단한다. 꾸준한 운동과 부지런함이다. 2년 전 차를 버린 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닌다. 집에서도 소파에 3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다. 소식(小食)으로 살 찌는 것 자체를 막았다.

강씨는 "한번에 절대 많이 먹지 않다 보니 요즘엔 정량을 조금만 넘어도 소화가 되지 않고 더부룩하다"면서 "젊었을 때는 헬스클럽을 다녔고 요즘은 걷기와 등산을 즐긴다"고 말했다.

오선희(58·여)씨도 날씬한 몸매로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뱃살 때문에 아무리 좋은 옷을 입어도 맵시가 안 난다는 친구들의 하소연을 들을 때면 우쭐해진다. 10년 전부터 해온 수영은 더 이상 몸무게가 느는 것을 막았다.

밥은 반공기만 먹고 배가 고플 때는 과일이나 채소를 즐겨 먹는다. 하루에 2ℓ의 물을 꼭 마신다. 오씨는 "집안 곳곳을 쓸고 닦고 손빨래를 고집한다"면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조금 불편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운동한다"고 했다.

◆체지방부터 줄여야

뱃살은 건강은 물론 외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할 지표가 되고 있다. 배가 나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노화의 한 과정으로 어쩔 수 없는 인체 현상이기도 하다. 근육미를 자랑하는 보디빌딩 선수들조차 40대 중반을 넘으면 근육량 감소 등으로 몸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나이가 들면 에너지 소비가 줄고 영양섭취 불균형과 호르몬 변화로 체지방은 증가하지만 근육량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하게 관리하면 노화의 시간을 늦출 수 있다. 뱃살을 간편하고 쉽게 빼는 방법은 없다. 규칙적인 운동과 음식조절이 뒤따라야 한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하고,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대구시보디빌딩협회 최자영 전무(대구시청 보디빌딩팀 감독)는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복근운동만 한다고 뱃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뱃살이 나온 경우라면 체지방부터 줄여야 한다"고 했다.

운동 에너지는 몸 전체에서 얻는 것이지 특정 부위에서 얻는 것이 아니어서 복근운동만 할 경우 배 근육은 키울 수 있지만 뱃살 제거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체지방을 줄이려면 평소 하루 일과나 운동량을 파악해야 한다. 운동량이 적으면 식사량이 많지 않더라도 기초대사율(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소모율)이 낮아져 비만의 위험이 크다.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똑같은 몸무게라도 체지방이 적고 근육과 골격이 큰 사람이 기초대사율도 높다.

◆운동·소식 병행해야

가벼운 뛰기나 걷기, 관절에 무리 없는 수영, 자전거 페달 밟기 등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복근운동을 동시에 해준다. '유산소 운동(30분)+복근강화운동(20분)+정리운동(10분)' 순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일주일에 4, 5차례, 한번에 1시간 정도 해준다.

식이요법은 뱃살과의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고칼로리, 고지방, 당분의 과잉 섭취는 체내 지방축적을 높인다. 나이가 들수록 복부에 쉽게 지방층이 쌓여 복부비만은 가속화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만으로 살을 빼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성공하더라도 근육체중이 줄고 기초대사율이 떨어져 다시 식사량을 늘리면 지방 축적이 빨라진다.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은 복부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몸은 탄수화물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뱃살을 포함한 신체에 불필요한 체지방을 빼기 위해서는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보디빌딩 선수들은 실오라기 근육을 도드라지게 보이려고 인고의 시간을 보낸다. 전국체전 5연패(80㎏급)의 이두희 선수는 "잡곡밥과 신선한 채소, 고구마 등을 주로 섭취하고 짜고 매운 음식은 삼간다"고 했다.

이들의 식단은 탄수화물 60%, 단백질 30%, 지방 10%의 비율로 짜여 있다. 감자나 고구마, 잡곡, 현미 등 순수식품으로 탄수화물과 섬유질을 섭취하고, 단백질은 지방이 없는 쇠고기 부위를 먹거나 닭가슴살, 생선으로 보충한다. 지방은 견과류 정도는 먹지만 대부분은 다른 음식에 녹아 있는 지방으로 채운다.

칼로리 섭취량이 소비량보다 많으면 살이 찐다. 평소 칼로리 섭취량과 소비량을 따져보는 습관은 살을 빼는 데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필수사항이다.

동산병원 비만클리닉(가정의학과) 서영성 교수는 "봉지 밀크커피 1잔(50㎉)은 1㎞를 조깅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는다"며 "사무실에서 하루 커피 4잔을 마셨다면 퇴근 후 1시간을 걸어야 섭취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술은 알코올 자체의 칼로리도 높지만 함께 먹는 안주로 인해 엄청난 칼로리가 저장된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 때 폭식하게 돼 음식량을 줄이기 힘들어진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뱃살 빼기 생활수칙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라

▷버스 안 타고 세 정거장 정도 걸어라

▷회식에 가기 전 꼭 밥을 먹어라

▷하루 세끼 챙겨 먹어라

▷물을 많이 마셔라

▷많이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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